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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Mission: Impossible: Ghost Protocol, 2011)




아이맥스로는 못 봤지만, 그래도 극장에서 보기를 잘했다고 느꼈다.
취향을 떠나서 잘 만든 영화라는 사실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게다가 취향 상관없이 거의 모든 대중을 수용할만한 영화이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새 감독이 누굴까 궁금했는데, '라따뚜이'와 '인크레더블'의 브래드 버드가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영화 데뷔작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의 만화적 상상력이 이미 어느 정도의 틀이 존재하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잘 섞일지 걱정되면서도, 원맨쇼 성격이 강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새로운 분기점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플래시백으로 전사를 보여주는 게으른 설정 대신에 영화 전체의 큰 사건을 빠른 속도로 전개하고, 작은 갈등을 그 사이에 집어넣는 식으로 해서 러닝타임 내내 지루할 틈도 없고, 의문점도 거의 없이 흘러간다.
전작들이 원맨쇼 성격이 강해다면, 이번 작품은 팀플레이를 강조한 덕분에 팀원들간의 호흡 자체가 스릴을 만들어주는 효과를 낸다.
브래드 버드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유머들도 여전하고,
폴 토마스 앤더슨과 주로 작업했던 로버트 엘스윗의 촬영을 비롯해서, 제작자 J.J에이브람스와 연출자 브래드 버드 두 사람과 좋은 호흡을 보여준 마이클 지아치노의 음악도 좋았다.

모래태풍 속에서의 추격전과 두바이 빌딩을 오르는 장면은 시각적 쾌감이 굉장하고,
다이아몬드와 암호를 교환하는 부분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서스펜스도 좋았다.
이미 예상가능한 이야기임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데에는 시리즈가 넘어올 때마다 나오는 첨단 기술들과 빠른 편집의 힘이 컸다고 본다.
몇몇 첨단 기술들은 탐이 날 정도였다.

영화 보면서 관객들도 즐겁겠지만, 누구보다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주연인 톰 크루즈가 제일 즐겁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어릴 적 좋아했던 TV드라마 시리즈인 미션 임파서블을 직접 제작하고 주인공을 출연했다는 것이 스스로에게도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이렇게 사랑받는 시리즈가 되어버렸으니.
톰 크루즈가 나이 50이 되어도 직접 와이어에 매달릴 수 있는 열정을 충분히 가질 만한, 자부심을 느낄 만한 시리즈가 아닐까.

사이먼 페그에 대한 애정이 너무나 크기에, 에드가 라이트가 아닌 다른 감독과 작업하는 그를 보면 괜히 속상하다.
사이먼 페크처럼 입체적인 배우가 이렇게 평면적인 역할로 나오다니.
금발의 킬러로 나오는 레아 세이두는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임팩트가 굉장히 크다.
신비감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큰 무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톰 크루즈 대신 제레미 레너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새로운 주인공이 된다는 소문이 돌았다는데,
톰 크루즈가 아닌 다른 이가 주인공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얼마나 어색할까.
매 시리즈마다 새로운 감독으로 누가 참여할지는 궁금하지만, 적어도 배우는 계속 톰 크루즈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