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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로데오 카우보이 (The Rider , 2017)




연말에 평론가들의 올해의 영화 리스트에 자주 언급되어서 봤다.

정적인 편인데 꽤 흥미로웠다.

시적인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심플해서 보기 편했다.


거친 말 위에서 버티는 게 일인 로데오 카우보이, 그런데 낙마로 인해 머리를 다치고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친구들은 아파도 돌아오라고 하고, 돈 때문에 캐셔 일할 동안 손님으로 마주한 이들은 그래도 다시 말을 타야한다고 말한다.

늘 로데오 카우보이만 생각한 삶에서 차선이란 굉장히 먼 이야기다.


꿈을 향해 달리다가 그 꿈에서 낙마했을 때 우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심지어 멘토인 친구조차도 로데오카우보이로 일하다 황소에서 떨어져서 전신마비로 손가락만 간신히 움직인다.

그 친구조차도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


응원이랍시고 하는 말이 아픔이 될 수도 있겠다는 전혀 다른 각도를 생각하게 만든다.

로데오 카우보이라는 육체가 가장 강조되는 직업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꿈에서 낙마한 듯한 이미지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비전문배우들로 찍은 영화임에도 이런 감정적인 디테일이 만들어진 게 놀랍다.

다르덴 형제나 켄 로치가 비전문배우들로 사회구조에 대해 말한다면, 이 영화는 오히려 가장 개인적인 지점을 건드린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차기작이 마블 스튜디오 작품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녀가 만드는 마블 시리즈는 어쩌면 가장 아트필름에 가까운 마블영화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