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기대 안 했다.
그 덕분인지 꽤 인상적이었다.
세기말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혀 그런 시대적 배경은 안 느껴지고, 오히려 서부극 혹은 로드무비로 보인다.
인물들의 계기는 그리 강하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보다 행동부터 하는 이들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기에 관객은 그들의 행적을 흥미롭게 쫓는다.
로버트 패틴슨이 왜 호주까지 와서 이 고생을 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그에게는 좋은 전환점이 될 만한 캐릭터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가이 피어스의 존재감이 너무 크다.
수염 가득한 그의 얼굴을 보면서 가이 피어스인 줄도 몰랐다.
데이빗 미코드 감독의 전작 '애니멀 킹덤'에서도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고, 자신의 고향인 호주에서 촬영했으니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음악이 굉장히 인상적이라 찾아보니 음악감독 이름이 '안토니 파토스'다.
말 장난처럼 파토스를 선사하는 감독의 이름이 파토스라니.
황량함을 이미지로 보여준다.
내내 황량한데, 매혹적이다.
각자의 존재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이겠지만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이들이 모인 황량한 땅.
한없이 퍽퍽하지만, 영화적 경험으로서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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