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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암수살인 (暗數殺人 , Dark Figure of Crime , 2018)


한국영화가 뻔하다고 폄하하는 이들이 있는데, 물론 다양성 면에서 떨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한국영화는 별로라고 단정 짓는다면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확률 자체가 사라진다.

완성도가 높지 않은 영화더라도 계속 생산되는,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으면 그 어떤 시도도 불가하니까.


'암수살인'은 굉장히 괜찮은 작품이다.

올해 본 한국영화 중에 가장 임팩트 있는 작품 중 하나다.

곽경택 감독이 제작하고, 김윤석이 형사로 나오고 제목부터 많은 부분이 예상된다.


그런데, 그걸 깨버린다.

인상적인 데뷔작이고, 데뷔작에서 대부분 과한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많은데 절제를 잘한 영화다.

자극적인 장면을 등장시키는 대신 '사람'을 가운데 두고 메시지에 집중한다.

플래시백 장면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걸 제외하곤 영화의 리듬 모두 좋았다.


김윤석, 주지훈 두 배우 모두 좋은 작품을 고르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조연들도 눈에 띄는데, 특히 권소현은 이 작품으로 처음 봤는데 다른 작품을 찾아봐야겠다고 느껴질만큼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의 미덕을 가지고 간다면 김태균 감독의 차기작도 분명 좋은 작품일 거라고 생각한다.

클리셰라고 지적 받기 너무 좋은 소재의 영화임에도 오히려 뚝심 있게 나가서, 사람들의 우려를 완전하게 해소시킨 인상적인 작품이다.

좋은 데뷔작의 예가 하나 더 등장해서, 범작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영화가 한편 더 등장해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