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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내 어머니의 모든 것 (Todo Sobre Mi Madre, All About My Mother, 1999)



알모도바르의 영화 속에서 연극이란 중요한 모티브이다.
이 영화 속에 내내 등장하는 연극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알모도바르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여성성에 대한 욕망을 보여준다.
여성성, 그 중에서도 어머니라는 이름에 대한 욕망에 대해서.

여장 남자인 아그라도는 펑크를 낸 배우들을 대신해서 연극 무대에 서서 원맨쇼를 한다.
자신이 성형한 부위에 대해서 말하면서, 성형에 돈을 들일수록 자신의 꿈에 가까워진다고.
비록 성형이라는 인공적인 방식을 동원하지만 그렇게하서라도 여성성을 취하려는 이들.
알모도바르 감독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여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스크린에 가장 잘 투영하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영화 속에서 어머니라는 존재와 더불어, 여성 그 자체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은 비정상이다.
남자들은 치매 혹은 게이, 여자들은 레즈비언 혹은 마약중독자.
구제불능인 인물들 사이에서 무한한 사랑을 베푸는 주인공이 있다.
그녀는 마치 구원자이며 순교자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녀는 어머니라고 부른다.

어머니가 된 이후로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도 자기 자식에 대한 안부를 먼저 묻는다.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니는 잊고 싶었던 아들의 죽음에 대해서 그 때마다 끄집어내고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만다.
세상에는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슬픔이 존재한다.
그것이 자식의 죽음이라면 더욱이나.

영화를 보는 순간보다도 영화를 보고나서의 여운이 몹시도 크다.
곱씹을수록 슬퍼지는 영화이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의 엔딩 크레딧에서 알모도바르 감독은 이 영화를 '배우를 연기한 모든 여자 연기자들과 여자가 된 남성들, 어머니가 되고 시은 모든 사람들, 그리고 내 어머니'에게 바친다고 밝히고 있다.
어머니라는 단어를 그렇게 많이도 쓰면서 내가 어머니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