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파 프롬 헤븐 (Far From Heaven , 2002) 줄리안 무어는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모자랄 만큼 멋진 배우다. '돈 존'에서는 줄리안 무어가 맞나 싶은 캐릭터를 맡고, '파 프롬 헤븐'에서는 계급갈등을 보여주는 인물로 등장한다. 계급갈등을 품은 시대극을 좋아하는 내게, '파 프롬 헤븐'은 토드 헤인즈의 최고작으로 보인다. 본 지 얼마 안 되어서 영화에 취해있느라 그런지도 모르지만. 꽤 오래 전 비올라 데이비스의 얼굴을 봐서 반가웠고, 데니스 퀘이드와 데니스 헤이스버트는 이 작품을 통해 제대로 본 배우다. 요즘 들어서 배우들 이름이 잘 생각이 안 날 때가 많은데, 몇 편 정도 봐야지 배우의 얼굴과 이름이 단숨에 매치가 되려나. 샌디 파웰의 의상과 에드워드 래크먼의 촬영도 좋았다. 특히 샌디 파웰은 내가 좋아하는 작품의 의상 담당을 찾아볼 때마다 보게 .. 더보기 벨벳 골드마인 (Velvet Goldmine , 1998) 이전에는 대니 보일과 토드 헤인즈를 제대로 구별 못하기도 했는데,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트레인스포팅'과 '벨벳 골드마인'이 포스터와 예고편만 봐서는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90년대 중후반에 이완 맥그리거의 작품이 개봉할 때 극장을 드나드는 사람이었다면 그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을 듯 하다.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주연하는 작품은 처음 봤다. 선이 굵은, 정말 잘생긴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완 맥그리거와 함께 있을 때 둘의 합도 좋았다. 토니 콜렛은 이전까지는 앨리슨 제니와 헷갈릴 때가 많았는데, 찾아보니 토니 콜렛이 72년생이고 앨리슨 제니가 59년생이다. 영화 속 배우가 몇 살인지 고려 안 하고 보다보니 이미지만 보고 헷갈려왔다. 두 사람 모두 연기가 좋은 건 물론.. 더보기 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 , 2007) '캐롤' 이후로 오랜만에 본 토드 헤인즈의 작품이다. 극장에서 굉장히 피곤한 상태에서 '캐롤'을 졸면서 보느라 당시 주변에서 '캐롤'에 대해 평할 때 할 말이 별로 없었다. 나중에 맨정신에서 '캐롤'을 두 번 정도 봤고 졸았던 게 미안할 만큼 좋은 작품임을 깨달았다. '아임 낫 데어'는 서사가 없다. 나는 미국 근현대사나 밥 딜런에 대해 빠삭하게 알지 못하지만 영화를 보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종류의 영화다. 내러티브가 없는, 해체에 가까운 작품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아임 낫 데어'는 앞으로 참고할 수밖에 없겠다 싶을 만큼 창의적인 작품이다. 어차피 직선으로 흐르는 영화가 아니라 따라잡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배우들을 .. 더보기 희망의 건너편 (Toivon tuolla puolen , The Other Side of Hope , 2017) 봐야하지만 이뤄둔 거장 목록이 아직 100명도 더 남았는데 그 중 한 명인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작품을 봤다. 당분간 여행은 커녕 향후 몇 년 뒤에도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싶은데, 북유럽은 늘 가고 싶지만 미뤄둔 곳이다. 영화처럼 미뤄뒀다기보다 북유럽 물가 때문에 미룬 거지만, 어쨌거나 핀란드 감독인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최근작을 봤다. 배역들만 바꾸었어도 일본영화라고 해도 믿었을 것 같다. 무표정하게 구사하는 유머나 블랙코미디 성격이 무성영화를 떠올렸다. 자꾸만 기타노 다케시의 코미디도 떠올랐고. 특히 중간에 가게 사장이 초밥집 여는 장면은 이 영화의 정수라고 할만큼 웃기다. 아직 좀 더 적응이 필요한 유머다. 2배속으로 보면 어떨까 싶었는데, 2배속으로 찍었어도 재밌겠다 싶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이 .. 더보기 바바라 (Barbara , 2012) 도리스 도리의 작품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보는 독일영화다. 영상미가 굉장히 좋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했다. 그러나 엔딩에서의 울림은 분명 컸다. 엔딩까지 가는 과정이 다소 뻔한 감이 있었다. 지루한 가운데 독일 여행을 다시 가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분단 사회의 메시지보다는 배경이 더 잘보였다는 뜻일거고, 감독이 듣는다면 실망스러운 반응일 거다. 더보기 어바웃 엘리 (Darbareye Elly , About Elly , 2009) 아쉬가르 파라디의 작품 중 가장 먼저 본 작품은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였다. 당시에 피곤한 상태에서 봐서 절반은 졸면서 봤기에 줄거리도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렇게 아쉬가르 파라디에 대한 첫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완벽에 가까운 영화였고, '누구나 아는 비밀'은 호불호가 갈렸음에도 내겐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어바웃 엘리'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에 준할 만큼 좋은 작품이다. 어떤 사건을 통해 인물들 사이의 균열이 일어나는 풍경을 잡아내는데 있어서 아쉬가르 파라디는 감히 최고라고 할 만 하다. 배우 디렉팅도 매번 좋은데, 그의 패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샤하브 호세이니를 비롯해서 등장하는 배우들 모두 어떤 리허설을 했나 싶을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다들 엘리에 대해.. 더보기 보이후드 (Boyhood , 2014) 개봉 후부터 계속 보는 걸 미룬 이유는 긴 러닝타임에다가, 주변에서 지루하다고 했더 이들이 많아서였다. 일어나자마자 마음 먹고 왓챠플레이로 봤는데, 최근 본 작품 중 가장 좋았다. 왜냐하면 보는 내내 인물의 성장이라기보다 나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고 같이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12년을 찍었다는 배경을 떠나서 영화가 품은 시간이 좋았다. 12년 찍는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영화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영화를 찍다가 자신이 죽으면 에단 호크에게 대신 찍어달라고 했다는데, 이제 둘은 따로 각본 안 쓰고 호흡 맞춰도 될 지경이 아닐까. 패트리샤 아퀘트는 '트루 로맨스'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본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울컥하게 만든 건 패트리샤 아퀘트였다. 어렵게 두 자식을 기른 뒤.. 더보기 엘리트 스쿼드 2 (Tropa de Elite 2 - O Inimigo Agora E Outro , Elite Squad 2 , 2010) 오랜만에 할 일 다 끝내고 여유다운 여유가 생겼다. 외출도 힘든 시기라 집에서 영화나 보자고 하던 찰나에, 왓챠에서 2월에 제휴 종료될 영화를 볼까 하다가 지금 이 순간 제일 땡기는 영화를 보자 싶었다. 며칠 전에 봤던 '엘리트 스쿼드'가 워낙 잘 만들었기에, 후속편도 얼른 보자 싶어서 봤다. 정말 잘 만들어진 2부작이다. '흑사회'만큼이나 괜찮은 2부작이다. 2부에서는 좀 더 권력과 내부 구조에 집중한다. 좀 더 큰 그림을 보여준다. 물론 개연성을 비롯해서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도 있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1 못지않게 뛰어나다. 와그너 모라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 브라질에 사는 마이클 섀넌을 보는 느낌이다. 미드 나르코스는 늘 보고 싶어했지만 미뤘는데, 와그너 모라가 주인공이라는 것만으로도 보고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1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