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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24시티 (24 City , 2008)



좋은 작품인걸 알겠으나 정적이라 지루한건 어쩔 수 없었다.

흥미로운 지점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반반 정도 섞여있다는 거다.

비전문배우와 전문배우가 비슷한 분량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물론 인터뷰 내용은 비슷하다.

청두에서의 삶이 담겨있고, 전문배우들은 취재를 바탕으로 한 대본을 연기하는 거고.


'트윈픽스'의 팬인 내게 조안첸은 언제 봐도 반갑다.

그녀가 인터뷰하는 연기를 하면서 조안첸이 나온 영화에서 조안첸 배우와 닮아서 별명이 생겼다는 에피소드는 묘하게 웃겼다.

그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면 아마 비전문배우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을 지도 모르겟다.

자오타오는 지아장커의 페르소나답게 이 영화의 마지막을 여운과 함께 마무리한다.

나는 노동자의 딸이니까요, 라는 말과 함께.


지아장커는 중국인의 삶을 그려내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감독이다.

그 시도가 충분히 가치 있는 것들이라 그가 앞으로 기존과 다른 방식의 영화를 찍어도 응원하게 될 것 같다.


내가 사는 도시도 재개발하는 시기를 지나서 이제 어린 시절의 향수는 내 마음과 주변어른들의 추억 속에나 있다.

도시와 나는 변하지만, 도시와 내가 함께 기억하는 과거는 영원할 거다.

도시가 점점 발전해간다고 하는데,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생각보다 많은걸 빼앗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자본가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런 듯 하고.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 도시의 발전이 무슨 의미일지 고민이 될 때 지아장커의 영화를 만났고, 내게 꽤나 많은 영향을 줬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지나가는 시간 안에서 내가 묵묵하게 고수해야할 게 뭔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