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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호우시절 (好雨時節, A Good Rain Knows, 2009)


연애에 대한 기억의 차이 때문일까.
밋밋하고 심심했다.
차라리 원래 기획한 대로 단편으로 찍었다면 어땠을까.

청두의 예쁜 풍경을 보는 것은 좋았지만, 영화의 여백으로 느껴지는 그 풍경들을 난 그리 예쁘게 채우지 못했다.
반전이랍시고 던져지는 부분과 해결이라고 던져지는 부분이 갑작스러웠던 것도 너무 많은 여백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두 남녀배우가 선남선녀라서 보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제일 좋았던 배우는 김상호이다.
물론 김상호는 어떤 영화에 나와도 씬스틸러이다.

제일 좋았던 장면은 팬더가 나오는 장면이다.
이 영화를 보고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돼지내장탕 맛이 어떨까라는 생각보다, 청두의 풍경보다도 팬더가 보고 싶어졌다.
팬더가 무엇인가를 맛있게도 씹어먹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영화 속 멜로라인이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나서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에서의 대사는 좋았다.
내가 너랑 키스한 걸 증명하면 같이 자줄게, 라는 능청스러운 대사들.
뒷부분의 무거운 톤을 앞부분처럼 그냥 툭툭 던지듯 이어나갔으면 더 와닿지 않았을까.

자전거를 혼자 탈 수 있다는 것, 더 이상 누군가가 내 뒤를 지켜주지 않아도 혼자 잘 갈 수 있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그 사람없이 어쩌나 싶다가도, 혼자라고 겁먹을 틈도 없이 혼자서도 너무나 잘 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슬픈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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