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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줄리아하트 - 하얀 마법 속삭임




아주 꾹 꾹 꾹 눌러 쓴 글씨
순백의 엽서에 하얀 색연필
제각기 때 타 짝없는 31쌍의 양말

하얗게 샌 밤 까맣게 잊고
하얀 거짓말로 새까맣게 그을린 굴뚝 속에
흑백건반의 음이 울린다

다져 묻고 뒤져 찾고
오랜 시간 고쳐 써왔던 연습곡의 악장이
봄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있어

하얀 마법 속삭임 in my ears in my ears in my ears
눈부신 빛의 멜로디, 귓가엔 향긋한 설레임

아주 푹 푹 푹 눌러 쓴 fool's cap
맨 끝장부터 들추는 독서습관 덕에
단지 결말만 아는 책들이 잔뜩
서툰 손길로 카드를 섞고
자못 한가로이 수저를 솎고
너를 생각해
파종의 철이 손을 찾는다

털어 씻고 접어 쌓고
수평선과 같이 잔잔했던 일상의 천칭에
낯선 새들이 날아들고 있어

하얀 마법 속삭임 in my ears in my ears in my ears
눈부신 빛의 멜로디, 귓가엔 향긋한 설레임
하얀 마법 속삭임 in my ears in my ears in my ears
눈부신 빛의 멜로디, 귓가엔 향긋한 설레임이


줄리아하트의 실질적인 브레인인 정바비(정대욱)은 언니네이발관 출신으로 유명하다.
언니네이발관의 이석원은 정바비에 대해서 '이혼한 부인'이라고 표현했다.
그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정바비와 이석원 이 두 사람은 인디씬에서 멋진 팝멜로디와 예쁜 가사를 써내는 것으로 유명한 이들이다.
두 사람의 감성은 분명히 비슷한 부분이 존재하지만, 이석원과 정바비 둘 다 자신이 중심에 되었을 때 더 빛이 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얀마법속삭임'은 곡에 보컬로 참여한 아이에스(IS)의 상큼한 목소리와 예쁜 팝멜로디가 잘 어울리는 곡이다.
줄리아하트의 감성은 전부터 좋아했고, 특히나 그들의 가사가 굉장히 예뻐서 좋아했었는데 개인적으로 정바비의 목소리가 내 귀에는 잘안맞기에 자주 듣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앨범이 다른 것인지 그동안 내 귀 혹은 감성이 바뀐건지 몰라도 이번 앨범 속에서는 정바비의 목소리도 좋았다.

이번 줄리아하트의 EP는 그동안 내가 들었던 줄리아하트의 앨범 중에서 제일 좋았다.
딱 줄리아하트이기에 기대할 수 있는 음반이다.
이번 앨범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