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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이승열 - 기다림





미칠 것 같아 기다림 내게 아직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 네가 미웠어

참을 수밖에 내게 주어진 다른 길 없어
속삭여 불러보는 네이름

어두운 바다를 떠돌아 다니는 부서진 조각배 위에 누윈 내 작은 몸

언젠가 그대가 날 아무말 없이 안아 주겠죠
그 품안에 아주 오래도록

나에게 지워진 시간의 무게가 견디기 힘이 들도록 쌓여간다 해도

언젠가 그대가 날 아무말없이 안아 주겠죠
그댄 나를 아무말 없이 안아주겠죠

그 품안에 아주 오래도록



피아노 반주만으로 이루어진 서정적인 멜로디의 이 곡을 이승열이 작사작곡했다는 사실에 여러번 놀랐다.
이승열은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면서 한글 가사를 어쩜 이리도 아름답게 쓴 것일까.
그의 앨범은 좋은 모던락 곡이 많지만 난 그의 발라드인 '기다림'을 가장 좋아한다.

아마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했을 때였을 것이다.
'기다림'을 라이브로 부르는데 뒷짐을 진 채로 스탠드 마이크 앞에서 나지막하게 노래를 부르는데 기교 하나없이 담담한 그의 목소리가 참 감동적이었다.

함께 유앤미블루로 활동했던 방준석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영화 'ing'의 ost로도 유명한 곡이다.
내가 방준석 음악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도 영화 'ing'의 ost가 좋았기 때문이고, 영화 'ing'가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국내 멜로영화인 이유도 ost 때문이다.

영화 속에 나온 음악에 워낙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영화 'ing'를 보는 것보다도, 영화 'ing'를 편집해서 만든 '기다림'의 뮤직비디오가 더 좋게 느껴질만큼 이 곡을 좋아한다.
영화 속 그 어떤 대사보다도 이 노래의 여운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