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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의형제




에스피오나지 장르를 이렇게 한국적으로 다룰 수도 있구나,라고 놀라며 본 영화.
지금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영화가 아닐까.
관습적이거나 과잉된 부분도 보이지만 관객으로 하여금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긴 호흡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크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이 영화는 대중영화의 또 하나의 기준이 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장훈 감독의 전작인 '영화는 영화다'에서 소지섭과 강지환의 호흡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는데, '의형제' 속 송강호와 강동원의 호흡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송강호와 강동원, 두 배우 모두 각자의 나이대에서 가장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다.
외적인 모습만 보아도 많이 다른 두 배우가 호흡을 이루는 장면들이 영화 속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결과물로 드러나있다.

영화의 내용이 무거워질 수 있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무겁지 않은 톤으로 쭉쭉 나갈 수 있는 영화의 호흡이 굉장히 좋았다.
장훈 감독이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 새터민들이 영국으로 가는 것이 한 때 유행이었다고 한다.
새터민들이 남한에서 이방인 취급받느니 아예 모르는 나라에서 이방인 취급받는 것이 낫다며 영국으로 갔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듣고보니 영화의 엔딩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장훈 감독을 보면 꼭 몇 년 전 최동훈 감독을 보는 느낌이다.
임상수 감독 밑에서 연출부 생활을 하다가 '범죄의 재구성'으로 충무로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최동훈 감독과 마찬가지로
김기덕 감독 밑에서 연출부 생활을 하던 장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로 데뷔해서 단숨에 주목받게 된다.
두 감독 모두 자신이 연출부 생활을 하던 감독의 영화보다는 관객에게 좀 더 친절한 영화를 들고 충무로에 데뷔했다.
최동훈 감독은 차기작 '타짜'로 '범죄의재구성'보다도 더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되고, 장훈 감독도 차기작 '의형제'로 평단과 관객의 큰 지지를 얻게 된다.

최동훈 감독이 전작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에 '전우치'를 찍은 것과 마찬가지로, 장훈 감독은 현재 차기작으로 드라마 '선덕여왕'의 박상연 작가와 함께 전쟁영화인 '고지전'을 준비 중이다.
최동훈 감독이 '전우치'를 준비하던 시절과 비슷하게 장훈 감독에 대한 평단과 관객들의 기대가 크다.
과연 장훈 감독도 차기작으로 관객과 평단이 지지를 함께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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