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슈퍼에이트 (Super 8 , 2011)



영화상영표를 본다.
이건 봐야겠다, 싶은 영화들이 있다.
그렇게 골라두고 미루고 미루다가 못 보게 된 영화들이 있다.
문제는 그 중 몇몇 작품들은 극장에서 안 본 것을 뼈저리게 후회할 만큼 좋은 영화라는 것이다.

'슈퍼에이트'가 그런 영화이다.
완벽에 가까운 오락영화.
에이브럼스가 신나서 만든게 보여서 나도 덩달아 신나서 보게 되는 영화.
개연성 따질 정신도 없이 흠뻑 빠져들어서 보게 되는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하기도 했고,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고 자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영화의 미덕이 스필버그를 비롯한 그 당시 영화들에 대한 경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딱히 그 시절의 영화들을 못봐서 향수에 젖지 못해도 이 영화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물론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현대영화들 중에 스필버그의 영향력 밖에 있는 영화가 거의 없기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우린 결국 어떤 식으로든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고 자란 셈이다.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는 아역배우들의 연기이다.
엘르패닝은 언제 이리도 예쁘게 큰 것인가.
96년생과 98년생의 로맨스에 빠져들게 하는 에이브럼스의 디렉팅이란.
엔딩크레딧도 얼마나 깨알 같은가.

에이브럼스는 갈수록 스필버그 판박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떡밥의 왕이라는 수식어는 그렇다고 쳐도, 제작과 연출에서는 동시대의 어떤 감독보다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크레딧에 에이브럼스라는 이름만 있어도 안심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비록 스필버그의 시대를 누리며 자라진 못했지만, 에이브럼스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도 후대의 이들로부터 부러움을 살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