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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나의 친구, 그의 아내 (My Friend & His Wife , 2008)

 

 



딱히 영화 속 은유들을 살피지 않아도 이 영화는 썩 괜찮은 통속극이다.
욕망에 대한, 어쩌면 뻔할 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에너지 넘치게 다룬다.
특히 이발해주는 장면에서의 불안함은 영화의 어떤 자극적인 장면보다도 크다.

정소현의 단편소설인 '너를 닮은 사람'이 떠올랐다.
자기기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자본주의에서 하는 가장 많은 실수이자 은폐되기 쉬운 진실에 대해서 영화는 힘있게 말한다.
잘못된 침묵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에 대해서 이렇게 세련된 방식으로 말하는 한국영화는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진실이 가려져야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이들.
가려져 있는 동안 썩어버려서 진실이었던 적을 잊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의 친구, 그의 아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