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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Two Weddings And A Funeral , 2012)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커플의 결혼식.
결혼식이 끝나고 이들은 같은 집에 들어가지 않고 각자 다른 집으로 간다.
이들 부부는 게이와 레즈비언이다.
서로의 사회적 위치와 입양 등을 고려해서 위장결혼을 한 것이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은 유쾌하다.
동성애하면 떠오르는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가 아닌, 밝은 톤의 로맨틱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주연인 두 남자의 이야기가 기본이지만, 이 영화가 끝까지 갈 수 있는 데에는 재미있는 대사들로 주연 곁에 머물러주는 조연들의 몫이 크다.
언니라는 말을 입에 달고사는 게이들의 대화들이 굉장히 웃기다.

영화에서 주인공에게 변화의 계기를 가져다주는 것은 죽음이다.
그 죽음은 너무 도구적으로 보인다.
자기 자신 혹은 타인의 동성애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죽음 밖에 없는 것일까.
죽음 밖에 없다면 너무 슬픈 현실일 것이다.

아마 김조광수 감독의 인터뷰였을 것이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 안 나지만, 자신이 청소년기에 좋아했던 남성에게 동성애에 대해 묻자, 동성애를 전염병처럼 말했다고 한다.
사랑의 열병에 걸린 자신의 사랑이 사랑하는 이에게 옮겨질까봐 두려워했다고 하는 내용의 글을 봤다.

동성애는 전염병이 아니고, 그저 하나의 취향이다.
사랑할 때 각자 연애스타일이 있고 취향이 있듯이.

영화를 보는 내내 동성애자인 주인공들을 응원했다.
동성애를 이렇게 정공법으로 말하는 영화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아닐까.

이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주인공들의 삶이 영원히 해피엔딩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