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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셜록홈즈 (Sherlock Holmes, 2009)



극장에서 셜록홈즈 후속편을 보게 되어서 조금은 급하게 보게 되었다.
사실 안 보고 넘어갈 뻔한 영화였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속편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만큼.

다들 '셜록홈즈'에 대해서 말 할 때 감독이 누굴까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데, 일단 그 중에 가이리치는 없었다.
사실 내게 가이리치는, 물론 지금은 이혼했지만 아직도 그의 영화들보다도 마돈나의 남편이었다는 사실이 더 크게 기억된 사람이다.

가이리치가 연출한 마돈나의 뮤직비디오인 'what it feels like for a girl'를 볼 때도 느낀 점이지만 어느 지점에서 이미지를 어떻게 보여줘야 효과적인지를 잘 아는 감독이다.
슬로우모션과 추리부분에서의 플래시백과 엔딩크레딧에 사용된 만화톤까지 모두 효과적으로 쓰였다고 생각한다.
장면들마다 강약조절이 잘 된 덕분에 긴장감을 가지고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추리극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캐릭터의 힘으로 움직이는 영화이다.
로버트다우니주니어와 주드로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두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동료애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은근히 퀴어영화 성향도 있는 것 같아서 그게 더 귀엽게 느껴졌다.
사실 시나리오 속  셜록홈즈와 왓슨을 보며 누가 이들을 떠올렸을까 싶을만큼 의외의 캐스팅이었음에도 결론적으로 이들은 아예 우리의 통념과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버린다.

'킥애스' 때도 느끼지만 마크 스트롱은 악역익 참 잘 어울리고,
'스페니쉬 아파트먼트'의 켈리 라일리는 왓슨의 부인 역할임에도 너무 비중이 적어도 아쉽게 느껴졌다.
레이첼 맥아덤즈는 볼 때마다 참 예쁘고 매력적인 배우인데,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메기 질렌할이 맡았던 역할을 그녀가 거절했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외모부터가 레이첼맥아덤즈가 훨씬 잘 어울리지 않나.
뭐 이미 늦었으니.

조 라이트 감독의 영화를 볼 때다 사라 그린우드가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미술을 담당할 때 탁월하다고 느꼈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영화 속 배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음악도 한스짐머라서 가이리치의 현란한 편집과 그의 음악이라면 아무리 심심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셜록홈즈의 오랜 팬들이라면 당연히 기대치가 높아서 이 영화에 실망했을 거라고 느꼈다.
사실 나는 셜록홈즈 원작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재미있게 보았다.
깊은 사유까지는 모르겠고, 재미있게 봤고 솔직히 기분 좋게 두 시간 동안 무엇인가를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값진건가.
킬링타임이라고 한다면 글쎄, 재미도 없는데 시간 죽이는거면 몰라도, 이 정도 재미라면 두 시간 쯤이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