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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세계 (世界 , The World , 2004)



'세계'는 베이징 안에 세계공원이라고 하는 전세계를 압축한 공간을 보여준다.

'임소요'에 이어서 '세계'에서도 자오타오는 무용수로 나온다.

그녀를 둘러싼 상황 때문이라도 짧게 등장하는 그녀의 춤은 늘 불안해보인다.


그녀와 친해진 러시아무용수의 하소연, 딸을 원하는 부모 때문에 '아가씨'라고 불리다가 그게 별명이 된 남자, 가스중독된 두 남녀와 그들의 나레이션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아가씨'가 하고 싶은 말을 종이에 쓰라고 했을 때 그 절박한 순간에 외상값과 빌린 돈을 적어낸 부분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점점 커지고 성장하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게다가 그가 처한 위기는 돈 때문에 야간작업을 하다 생긴 일이니까.

그녀에게 비행기는 누가 탈까요 라고 묻고, 비행기를 탄 자신을 상상조차 하기 힘든.

그러나 자신이 속한 세계는 전세계의 피라미드, 피사의 사탑, 에펠탑까지 다 있는 '세계'로 불린다.


만약에 기술이 발전해서 해외의 모든 풍경을 아예 똑같이 만들어서 나의 터전에 갖다둔다고 해도 그건 다른 의미일 것 같다.

나의 터전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내겐 큰 의미니까.

세상이 말하는 세계보다 나의 세계가 훨씬 중요하고, 그것이 내겐 실질적인 의미를 가진다.

여전히 '임소요'가 '세계'보다 좋은 이유는 '임소요'의 인물들은 세상이 알려주는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조차 안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의 인물들은 세상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고민한다.

두 영화는 이 부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소무'와 '플랫폼' 속 인물들은 어떨까.

지아장커의 미래보다 과거가 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