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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A Gentle Breeze In The Villag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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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내가 이런 명작 영화를 두고서 '달려라자전거'와 같은 졸작을 보았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난 집에 있다가 문득 어딘가가 가고 싶어지면 광화문으로 향한다.
일단 광화문에는 내가 사랑하는 두 극장인 '씨네큐브'와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점이 있다.
항상 두 극장의 상영시간표를 확인해보고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한다.
한동안 거의 씨네큐브에 가다가 오랜만에 스폰지하우스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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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자전거'는 사전정보없이 보았다가 몹시 후회했다.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의 경우 평단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기에 보기로 결정했다.
'녹차의맛','카모메식당'으로 이어지는 일본 영화 특유의 공허함이 내게 잘 안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산뜻함을 느끼고 싶어서 영화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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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작은 스케일임에도 감동을 준다.
소소한 감동이 영화 내내 계속 된다.
오줌을 참다가 방광염 걸린 아이가 언니를 보자마자 덥썩 안긴 부분은 울컥하고,
전학온 남자아이의 코트가 가지고 싶어서 '코트 주면 뽀뽀해줄게!'라고 하는 부분에서 카호의 연기도 귀엽다.

시골학교라는 설정과 순수한 캐릭터들 덕분에 이 영화는 정말 순수함 그 자체다.
한동안 위기와 절정이 없어 잔잔한 일본영화에 대해서 회의감을 가졌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영화를 보기 전날 연고전에서 방방 뛰어가지고 너무 피곤해서 뒷부분에 살짝 졸았기는 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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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꼬마들의 캐릭터는 정말 심하게 귀엽다.
여자주인공은 몹시도 순수하다.
이 영화에 악이란 없다.
마치 성선설에 대해서 증명하는 영화라도 되는 것처럼 이 영화는 정말 착하다.

모든 캐릭터 설정과 대사가 정말 사랑스럽다.
시나리오를 누가 썼다 했더니 내가 좋아하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메종드히미코'의 각본을 작업한 와타나베 아야가 각본을 맡았다.

개인적으로는 좀 실망스럽게 보았던 '린다린다린다'의 감독인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작품인데, 이 작품이 '린다린다린다'보다 몇 배는 더 좋다.

이 영화의 캐스팅은 흠잡을 곳이 없다.
우리나라에 이런 영화가 나온다면 내가 배우에 대한 배경지식 때문에 좀 편견을 가지고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근데 일본배우에 대해서 그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영화 속 인물들은 마치 실제 영화 속 인물들인 것처럼 보였다.
역시 영화는 정보없이 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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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리틀선샤인', '시간을달리는소녀'를 보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극장에서 집으로 오는 길 내내 너무나 행복했다.
즐거움이 필요할 때 볼 영화 목록에 이 영화를 추가해야겠다.
스틸컷을 인쇄해서 우울할 때 보며 영화 속 장면을 상상만 해도 즐거울 것 같다.

아무튼 이 영화 최근에 본 영화 중 최고다.
난 최근에 보았던 '다크나이트'보다 이 영화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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