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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달려라 자전거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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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표값이 아까운 영화를 보았다.
한동안 단체로 움직일 일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영화를 보러 간 적이 많다.
그래서 오랜만에 혼자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일단 집에서 광화문에 있는 두 극장인 씨네큐브, 스폰지하우스의 시간표를 확인했다.
씨네큐브에서는 '달려라 자전거'를, 스폰지하우스에서는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을 상영하고 있었다.
전자는 한국영화이며, 상영관이 극소수이고, 처음 들어본 영화이다.
후자는 일본영화이며, 상영관은 '달려라자전거'보다 많고, 평론가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영화이다.

훗날 DVD로 나올 확률을 보았을 때도 전자는 완전히 묻혀버릴 확률이 높기에
난 희소성 있는 '달려라 자전거'를 선택했다'
솔직히 한효주를 보기 위해서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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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간단하다.
한효주는 자전거를 탈 줄 모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자전거를 배운다.
이 기본 스토리라인에 캐릭터별로 가족간의 갈등 등 여러 사연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일반 대중들의 심리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 영화의 엔딩은 정말 허무맹랑하게 '기적'이 등장하며 끝나는데, 그 '기적'은 정말 말도 안된다.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며 아마 모든 관객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장르는 풋풋하고 샤방샤방한 청춘 드라마구나 !'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영화의 후반부는 갈등만 있고, 그 해결은 방관과 기적으로 일관되어 있다.
즉, 일만 벌려놓고 제대로 해결을 안해놓는다.
꼭 시나리오를 쓰다가 만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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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의 아버지 역할의 김응수, 한효주의 친구인 이은과 두 주인공의 연기는 좋았지만, 나머지 조연들의 연기는 무척이나 어색했다.
한효주의 아버지 캐릭터는 정말 너무 뻔해서 김응수처럼 좋은 배우가 그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아깝게 느껴졌고, 이은의 캐릭터는 전형적이지만 영화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감독은 이 캐릭터들을 중반 이후로 아예 등장을 시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한효주는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인식못하는 캐릭터로 나온다.
덕분에 한효주는 영화 속에서 별로 꾸미지도 않은 채 등장한다.
대부분의 관객이 한효주를 보러 왔을텐데 영화 속에서 못나보여야하는 한효주의 캐릭터로 인해서 덕분에 실망한 관객이 많을듯하다.

이 영화는 겉멋이 든 느낌이다.
좋은 캐릭터들과 좋은 소재들이 영화 속에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 가슴 아픈 사연을 부여하지 않으면 영화가 전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게다가 그 가슴 아픈 사연은 상투적이며 제대로 해결도, 수습도 안되었다.
저예산 영화가 범할 수 있는 '교훈주기','겉멋부리기' 등의 과오가 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화가 참 찝찝하다.
영화가 시작할 때 하늘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처럼 영화가 청량하기를 바랬다.
이 영화는 그냥 끝까지 샤방하게 자전거를 끌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