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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도약선생 (Dr. Jump, 2010)





한시간 분량의 소품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인데, 시종일관 빵빵 터진다.
난 윤성호 감독의 말장난이 너무너무 좋다.
배경음악에 라임을 넣어서 웃기기까지 하고, 아무튼 그가 하는 말장난은 비꼬는 것조차도 마냥 기분 좋다.

룸메이트인 우정과 헤어진 원식은 우정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녀를 쫓아다닌다.
아, 참고로 우정과 원식은 둘 다 여자이다.
자신을 쫓아온 원식에게 '크고 높고 늠름한' 뭔가를 보여달라는 우정.
한 편 수상한 코치 전영록은 선수를 찾으려고 유원지는 찾아다니고 (왜 선수를 찾으러 유원지로?),
아무튼 유원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원식에게 '씩씩하고 늠름한' 운동인 장대높이뛰기를 해보자고 하고
원식은 묘한 설득력을 느끼고 함께 훈련을 하게 된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홍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윤성호 감독의 개성은 그대로 녹아있다.
특히 수상한 코치인 전영록으로 나오는 배우 박혁권은 존재감만으로도 빵빵 터질만큼 웃긴 캐릭터로 나온다.

뭔가 큐어영화 같기도 하고, 판타지 영화 같기도 하고, 성장 영화 같기도 하고, 단순한 말장난의 나열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 영화의 정체성은 명확하지 않지만 그것이 윤성호 감독의 영화가 가지는 큰 매력 아니겠는가.

'9와 숫자들'이 맡은 음악도 좋았고, 중간중간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대사들도 너무 귀엽고 웃겼다.
유머코드가 잘맞는 사람을 만날 때의 기쁨이 느껴진다.
윤성호 감독의 유머는 정말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