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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완득이



영리하게 풀어나간다.
뻔할 수 있는 부분조차도 캐릭터의 개성이 채워준다.
어느새 몰입해서 막판에는 주인공이 누리고 있는 행복이 깨지지 않기를 기도하게 된다.
갈등이나 비극에 대한 강박없이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는 최선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크게 눈에 띄는 갈등이 없어서 평화롭게 보이지만, 사실 캐릭터들이 한 프레임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갈등으로 느껴질만큼 캐릭터의 개성이 강한 영화이다.

이한 감독의 영화는 '연애소설'부터 시작해서 연출 자체의 개성이 있다기보다는 배우들을 잘 살려서 주로 배우들이 기억에 남는 편인데, 그런 연출이 이 영화에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워낙에 캐릭터의 힘이 큰 영화이다.

김윤석과 유아인이 한 프레임 안에 있을 때는 가슴이 벅찰 정도이다.
두 사람 모두 서있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특히 유아인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유아인의 필모그래피는 점점 탄탄해지고 있고, 이제는 혼자서 극을 온전하게 이끌어나가기까지 한다.

웰메이드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세세하게 분석하면서 삐딱하게 보겠다고 마음 먹고 보아도 어느새 이 영화에 무장해제되어서 웃게 될 것이다.
보고나서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영화에게 가장 큰 칭찬 아닐까.
여운? 다문화가정에 대한 메시지는 충분히 곱씹을만하다.
오히려 무게감 안 잡고 이런 식으로 다루는 것이 큰 메시지를 잘 다루는 법 아닐까.

광화문에서만 영화보다가 CGV에서 영화를 본 것도,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본 것도, 보는 내내 기분 좋은 영화를 본 것도 내겐 다 낯설었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다.
기분 좋게 볼 수 있기에 모든 이에게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