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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피트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 2013) 스티브 맥퀸의 전작들과는 확실히 다른 톤이다. 아무래도 규모가 커지면서 좀 더 상업영화의 문법을 따라야했기 때문일까. 다만 인물의 육체에 집중하면서 감정을 보여주고, 사람에게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한다는 면에서는 이전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현경 작가의 '사람, 장소, 환대'는 제일 좋아하는 텍스트이고, '노예 12년'도 이러한 프레임으로 봤다. 노예제도는 없다지만 현 시대에 계급이 완전하게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사람은 사람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명제가 무시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나조차도 스스로를 노예처럼 살았다고 자조적으로 말하는 순간이 있었으니까. 신념이 광기가 되기도 하지만, 최소한의 신념이 없는 사람은 사회 시스템 안에서 금세 노예가 되기도 한.. 더보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 2019) 요즘에는 극장에 가는 게 일 같아서, 작정하지 않으면 잘 안 간다. 그나마 문화가 있는 수요일에라도 챙겨서 보려고 하는 편이다. 타란티노의 신작이 개봉해서 며칠 전부터 계속 살펴보다가, 개봉날이 마침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라 맞춰서 봤다. 리모델링한 왕십리cgv 2관은 좌석간격도 넓은 편이고 스크린과의 거리도 가까운 편이라 좋았다. cgv에서 생일콤보를 받아서 먹은 적도 처음이다. 빈손으로 영화를 보는 게 익숙해서 그런지, 팝콘과 음료와 함께 영화를 보는 건 까마득할 만큼 오랜만이었다. 아무리 많은 영화를 봐도 왓챠 성향분석에서 1위 감독은 늘 쿠엔틴 타란티노다. 실제로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하고, 그처럼 모든 작품의 완성도가 상향평준화된 감독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헤이트풀8'은 처음으로 그의 영화를 극장.. 더보기
월드워Z (World War Z, 2013) '월드워Z'는 새로운 지점이 많은 좀비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좀비영화에게 바라는 지점들은 잘 섞은 영화다. 영화가 제시한 해결책은 흥미로운 은유로 느껴졌다. 예루살람의 장벽과 난민수용소 등의 이미지도 좀비에 대한 저절한 은유로 보였다. 애초에 기획할 때부터 후속작을 염두해뒀다는데, 찾아보니 결국 후속편은 무산됐다. 브래드 피트는 이제 아버지 역할로 등장할 때가 더 많다. 배우보다 프로듀서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인터뷰도 나왔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봐도 배우 브래드 피트는 반갑지만, 제작자 브래드 피트가 참여한 작품의 목록은 더욱 쟁쟁하다. 이왕이면 그가 배우와 프로듀서 두 가지 모두 열심히 해주면 좋겠다. 더보기
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 2011) '트리 오브 라이프'는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관객의 호불호 이전에 영화에 참여한 스텝과 배우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듯 하다. 좋게 말하면 완벽주의자일지 몰라도 다르게 말하면 자기멋대로인 테렌스 맬릭의 연출스타일 때문에, 배우들은 통편집 당할 위험이 언제나 있고, 스텝들은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계속 촬영에 임해야 한다. 엠마누엘 루베즈키가 찍은 촬영분량이 어마어마하고, 그 덕분에 화면은 내내 아름답다. 우주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앞부분의 추상적인 이미지들은 경이롭다는 생각보다 지루하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뚜렷한 드라마를 보고 싶었으니까. 오히려 후반부에 잭의 어린시절을 그려내는 부분이 훨씬 인상적이다. 권위적인 아버지랑 대립하던 시절이 떠올라서 그런지, 보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