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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이리시맨 (The Irishman , 2019) 과연 긴 러닝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했으나 결론적으로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걸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마틴 스콜세지에게서 바라던 거의 모든 게 다 나온 작품이다. 일단 배우들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풍부하다. 안티에이징 기술이 어색할 줄 알았는데 보면서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다. 내겐 늘 젊은 갱스터 이미지인 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돌아 보니 알 파치노가 나온 작품을 많이 못 봤다.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가 함께 나와서 화제가 되었는데, 둘의 상반된 캐릭터가 한 장면에 잡힐 때 느껴지는 쾌감이 있다. 로버트 드니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마틴 스콜세지의 페르소나로 불리지만, 사실 원조 페르소나는 하비 케이틀이다. 분량이 적어서 불만이 있을 법도 할 텐데, 상대적으로 비중이 .. 더보기
셔커스: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서 (Shirkers , 2018) 놀랍다.국내 다큐멘터리 이외에는 아시아 다큐멘터리를 챙겨보는 편이 아니다.지아장커의 경우 다큐멘터리보단 극영화를 만들 때 더 좋았고, 왕빙의 엄청난 러닝타임을 가진 다큐멘터리는 볼 엄두도 안 난다.넷플릭스 신청한 김에 별 생각 없이 봤는데 놀라웠다. '셔커스'라는 감독이 학생 시절 찍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당시 감독이자 멘토 역할 해준 '조지'라는 사람에 대한 추적기 같은 다큐멘터리다.꿈이 있고, 특히 그 꿈이 영화라면 이 영화는 마음을 울린다.꿈을 꾸는 학생과 그 꿈을 저당 잡는 선생의 구조는 현대계급사회에서 쉽게 목격가능하다. 싱가포르 영화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이런 놀라운 작품이 있다니.영화를 공유하기 좋아진 시대인 만큼, 앞으로도 영화의 국경은 더욱 쉽게 넘어갈 수 있게 될 거다. 내가 영화.. 더보기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Black Mirror: Bandersnatch , 2018) 넷플릭스 신청한 이후로 좋은 점이라면 이슈 되는 신작들을 바로 살펴볼 수 있다는 거다.넷플릭스의 콘텐츠가 얼마나 큰 영향력이 있는지, 사용하고 나서야 비로소 느껴진다. '블랙미러 : 밴드스내치'는 서사에 있어서는 부족한 점이 많은 극이다이 영화의 메시지는 이미 많이 봐온 거고, 메시지를 구현하는 방식 또한 익숙하다. 그럼에도 드라마 블랙미러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라 하나의 에피소드로서 설득력 있다.무엇보다도 시청자가 선택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게임 같은 방식이 매력적이었다.이것 또한 최초의 시도는 아니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이 방식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꽤 많을 거다.영화는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때 잊혀지지 않고, 넷플릭스는 그 관점에서 좋은 선택을 했다. 분명 서사에 있어서 인상적이지 .. 더보기
로마 (Roma , 2018) 극장에서 보면 좋았겠으나 관련해서 쓸 글 때문에 후다닥 넷플릭스로 봤다.넷플릭스 신청해놓고 막상 본 작품이 얼마 없는데, '로마'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알폰소 쿠아론의 전작들 보면서 과연 어떤 작품일까 싶었고, 해봐야 '이투마마'와 비슷한 정서일 거라고 예상했다.그러나 그의 전작들과는 또 다른 정서의 작품이 탄생했다.자전적 영화의 힘이 무엇인지 느껴진다.알폰소 쿠아론의 숙원사업 같은 영화인데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한 개인의 삶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시대가 모조리 느껴지는 이런 경지는 '박하사탕'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다.보자마자 극장에서 다시 봐야겠다고 느낀 작품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