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

이한철 - 흘러간다





흘러간다 바람을 타고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시린 마음 가녀린 손 끝
옷깃을 세우고 흘러간다

지난 날 나에게 거친 풍랑 같던
낯선 풍경들이 저만치 스치네

바람이 부는 대로
난 떠나가네
나의 꿈이 항해하는 곳

흘러간다 헤엄치지 않고
둘러보지 않고 흘러간다

속살 같은 물길을 따라
시간의 방향을 흘러간다

두리번 둘러봐도 끝없는 바다 위
비교할 이, 시기할 이 없는 곳

바람이 닿는 곳 그 어딘가로
나의 꿈이, 나의 바람이, 나의 사랑하는 이
향해 가는 곳

흘러간다 바람을 타고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는 척 눈물을 닦네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한철이 작정하고 서정적인 앨범을 만드는 순간.
그 순간이 왔다.
특정한 시간을 지나오고 견뎌온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음악으로 꽉 찬 앨범이 나온 순간.

앨범의 제목은 '작은 방'이다.
그동안 이한철의 앨범에서 여행지에서의 정서를 주로 느꼈는데, 이 음반은 이제 여행을 마치고 작은 방 안에서 감정을 추스리고 추억을 정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앨범의 초반 두 트랙은 올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랑'의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흘러간다'로 넘어가는 순간은 울컥할 수 밖에 없다.

앨범은 '사랑'으로 시작해서 '흘러간다'를 거쳐서, '모든게 아름다워'로 끝난다.
사랑이 흘러가고, 모든게 아름다워진 채로 끝나는, 올해 가장 서정적인 앨범으로 기억될 것이다.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비누아주 - 안녕  (0) 2012.05.15
옐로우 몬스터즈(Yellow Monsters) - Ice Cream Love  (0) 2012.05.14
제이레빗 -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  (0) 2012.05.09
윤종신 - 도착 (feat. 박정현)  (4) 2012.05.02
이한철 - 사랑  (2) 2012.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