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볼 때 몰입을 하고 싶어 안달나지만 늘 분석하기 바쁘다.
평소에 감정의 폭이 크지 않기에 극장에서 마음을 내준다, 감정이 흔들리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대부분은 실패한다.
영화에 젖어있기보다 판단하고 나온다.
'우리들'은 두 번 보기 힘들 영화다.
마음에 너무 깊게 들어오는 장면들이 있어서 아팠다.
예고도 없이 유년기로 끌어들인다.
영화의 여백 사이에 나의 유년기가 등장한다.
상처 주고, 상처 받은 순간들.
단편 '콩나물'이 사랑스러웠다면, '손님'은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두 편 모두 '우리들'을 본 뒤 여운을 머금고 봐서 그럴 수도 있다.
'우리들'은 계급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투명한 아이들의 태도로 보여준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전체관람가임에도 계속해서 조마조마했다.
상처 받을까봐.
인물들의 상처, 그리고 내가 안고 있지만 모른 척 했던 상처를 꾹 누르게 될까봐.
윤가은 감독의 차기작에도 아이들이 나온다.
내가 숨겨둔, 딱지가 생긴 줄 알았으나 여전히 꾹 누르면 아려오는 그 지점이 닿을까봐 살짝 겁이 나지만 다시 보게 되겠지.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선희 (Our Sunhi , 2013) (0) | 2019.01.13 |
---|---|
셔커스: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서 (Shirkers , 2018) (0) | 2019.01.08 |
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 2018) (0) | 2019.01.06 |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Black Mirror: Bandersnatch , 2018) (0) | 2019.01.05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 2018) (0) | 2019.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