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상' 시사회를 다녀와서 진이 다 빠졌는데, 일어나서 미이케 다카시의 '오디션'을 보고 다시 정신적 탈진 상태에서 '안티크라이스트'를 봤다.
라스폰트리에의 작품은 늘 힘들었고, '안티크라이스트'가 그 중에서도 수위가 높은 편이라 이것까지 보고 나니 다른 걸 하기가 힘들어졌다.
게다가 이 작품을 보고 나서 원고마감을 위해 봐야할 영화는 가스파 노에의 영화라서, 가스파 노에 작품까지 보면 악몽을 꾸게 될 게 분명했다.
성경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시작부터 에덴, 사슴 등 노골적으로 성경에서 따온 상징이 많아서, 몇몇 부분들은 도식적으로 느껴진다.
해석할수록 좋은 영화이겠지만 다시 보고 싶진 않다.
몇몇 부분에서는 현기증이 났다.
샤를로뜨 갱스부르는 라스폰트리에와 세 편을 연달아 작업한 뒤로 배역 때문에라도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마틴 스콜세지의 작품에서 예수로 나오던 윌렘 데포가 상대역으로 나온 것조차도 하나의 상징처럼 보인다.
라스폰트리에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데 가장 능한 감독이다.
그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지 않고 타인에게 던지는 이들은 금방 그 얕은 수가 드러나는데, 라스폰트리에는 진짜라고 느껴진다.
난 그의 불편한 질문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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