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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오디션 (オ-ディション , Audition , 1999)



학생 때 봤던 '착신아리'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미이케 다카시의 작품을 봤다.

엄청난 다작감독이라 그의 작품들은 시작할 엄두도 안 났다.

창작에 있어서 걸작이란 여러 운이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하기에, 오래 준비해서 몇 년에 한 작품을 내기보다 매년 작품을 내는 게 창작자로서 선호하는지라, 그의 창작속도에 대해서는 늘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오디션'은 그의 가장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러닝타임 두 시간 중 마지막 30분 정도는 거의 고어에 가깝다.

그 이전까지 평화롭고, 심지어 전반부는 거의 로맨스다.

물론 신부감 오디션을 본다는 설정 자체부터 이미 폭력적이지만 오히려 밝은 분위기로 연출하면서 그 충돌에서 오는 기괴함과 후반부의 폭발이 시너지를 낸다.


'키리키리'라는 대사는 앞으로도 쭉 생각날 것 같다.

'기담'에서도 비슷한 대사가 있어서, 공포영화에서 필수적인 말인가 싶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공포나 지나치게 잔인한 영화는 최대치 피하고 싶다.

서사가 탄탄한 드라마에 공포나 고어가 살짝 추가된 정도야 감안하고 본다지만, 그게 노골적이면 힘들다.

덕분에 보고나서 힘이 쭉 빠진다.

어제 '우상' 시사회 다녀오고 바로 '오디션'을 본 게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