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를 본 김에 거의 30년만에 나온 후속편인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봤다.
드니 빌뇌브를 좋아하지만,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감흥이 적은 작품이었다.
내가 SF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드니 빌뇌브의 다음 프로젝트는 데이빗 린치가 시도하기도 했던 '듄'인데, 과연 그때도 비슷한 느낌일지 궁금하다.
라이언 고슬링의 배역들을 생각해보면 주로 누군가를 보내주는 이미지가 큰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해리슨 포드는 오랜만에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와 마주하는 기분이 어땠을까.
데이브 바티스타가 생각보다 진중한 역에도 잘 어울려서 놀라웠고, 아나 디 아르마스는 이 영화의 전체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캐릭터다.
그녀를 보면서 영화 '그녀'도 떠올랐다.
국장을 연기한 로빈 라이트와 빌런에 해당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실비아 획스 등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내가 이 시리즈에 감흥이 별로 없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감각과 기억이야말로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사람일수록 판타지 소재의 창작물을 좋아하고, 평소에 망상을 많이 하는 이들이 판타지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데 그런 일반화에 내가 해당하는 걸까.
이 영화가 던져준 화두보다, 내 취향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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