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를 마무리하면서 2019년을 기준으로 내 인생의 영화 10편 정도를 뽑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흔히들 '걸작'이라고 부르는데 못본 영화가 너무 많다.
그런 영화 중에 내 인생영화도 꽤 많겠지, 라는 생각으로 또 미뤘다.
이런 식으로 미루면 죽기 전에도 못 정하겠지?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아메리칸 뷰티'다.
데뷔작으로 오스카를 휩쓴 샘 멘데스의 영화인데, 그의 후기작들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이 영화를 넘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탁월한 걸작이다.
샘 멘데스는 원래 영국에서 연극으로 유명했다는데, 그가 연출한 연극이 궁금해진다.
샘 멘데스는 딱히 자신만의 스타일이 없다는 평을 받기도 하는데, 결국 그는 '욕망'에 집중한다.
배우들의 연기가 하나같이 탁월하다.
아네트 베닝의 강박적인 모습도 좋고, 도라 버치가 보여주는 다양한 표정도 좋다.
무엇보다 돋보인 건 크리스 쿠퍼였다.
'어댑테이션'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을 당시에도 오히려 메릴 스트립이나 니콜라스 케이지한테 더 눈이 갔는데, '아메리칸 뷰티'의 주제와도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아메리칸 뷰티'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데, 뒷 이야기는 몰라도 앞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지는 대략 가늠할 수 있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아메리칸 뷰티'에 이르기 전 프리퀄처럼 보이는 작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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