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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시와 - 크리스마스엔 거기 말고




사람들 넘치는 그런 곳엔 가기 싫어
아무 일 없다는 듯 가면을 쓴 것처럼
사람들 넘치는 그런 곳엔 가기 싫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그런 인파에

거기 말고 따뜻한 우리 집에서
그냥 나와 못 다한 얘기나 할까

사람들 넘치는 그런 곳엔 가기 싫어
어두운 밤하늘을 환하게 밝혀두고
사람들 넘치는 그런 곳엔 가기 싫어
흐르고 흘러도 멈춰 있는 것 같은 시간 속


그래도 꼴에 크리스마스라고 캐롤은 들어야할 것 같은데 캐롤이 다들 식상하던 찰나에,
김동률의 '크리스마스잖아요'와 시와의 '크리스마스엔 거기 말고', 두 노래가 내게는 가장 크리스마스다운 노래로 들렸다.

07년도의 크리스마스가 떠올랐다.
당시 혼자서 씨네큐브에 가서 영화 '행복'을 보았다.
씨네큐브는 항상 혼자 가기 좋은, 내게는 안식처 같은 곳이었는데 크리스마스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렸다.
왠지 모를 배신감까지 느껴질 지경이었다.

게다가 영화에서조차도 배신감을 느꼈다.
허진호 감독은 엔딩을 관객을 위해서 착한 척하는 엔딩으로 바꿨다는데 그게 몹시도 불쾌했다.
공효진을 껴안으면서 '우리 결혼할까'라고 말하는 황정민을 상상만 해도, 그 속물적인 모습이 영화에는 훨씬 잘 어울렸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좋은 엔딩을 뭣하러 바꿨을까 싶었다.
덕분에 난 지금도 영화 '행복'의 엔딩을 내 상상으로 채운 상태이다.

크리스마스가 뭐 별거 있나 싶다가도, 이런 날에라도 의미부여 안 하면 재미 하나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 또 꾸역꾸역 사람들 만나고, 만나서 함께 있다보면 또 즐겁고,
아무튼 그렇게 또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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