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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조커 (Joker, 2019) '다크나이트'가 개봉했을 때 신촌 아트레온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오랜만에 신촌 아트레온에 갔다. 지하 3층에 위치한 1관은 좌석간 간격도 넓고, 스크린 사이즈나 음향도 만족스러워서 앞으로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듯 하다. 영화 볼 때마다 상영관 정보가 늘 헷갈려서 앞으로는 보고나면 기록을 해둬야 할 듯. '조커'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마찬가지로 후반부에 터뜨리기 위해 전반부를 차곡차곡 쌓는 영화다. 두 작품 모두 막판 30분이 흥미로웠다. 조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전제로 대부분 극장을 찾았을 텐데, 그러한 애정을 제외하고 나면 스토리 자체는 마틴 스콜세지의 '코미디의 왕'과 굉장히 유사하다. 솔직히 말하면 코믹스 세계관이 아닌 '코미디의 왕'이 더 극적으로 느껴진다. 유명 코.. 더보기
침묵의 시선 (Senyap , The Look of Silence , 2014) '액트 오브 킬링'이 워낙 형식 면에서 강렬해서 그런지, '침묵의 시선'은 많이 봐온 형식이라 낯이 익었다. 두 작품이 반드시 짝을 이뤄야한다고 생각한다. 두 작품은 어떤 식으로든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으니까. 가해자가 떳떳하고 피해자가 숨어야하는 구도는 익숙하다. 깨끗한 사회 따위는 없다. 그런 지향점만 존재할 뿐이지.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떠올리면 한국과 참 닮은 나라라는 인상부터 들 것 같다. 더보기
베라 드레이크 (Vera Drake, 2004) 마이크 리의 최고작을 뽑으라고 하면 고민 된다. '세상의 모든 계절', '비밀과 거짓말', '베라 드레이크', 셋 다 훌륭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베라 드레이크'는 좀 더 명확한 소재를 가져왔다. 낙태에 대한 사회적인 토론 외에도, 선의와 사회적 규범이 갈등할 때 어떻게 해결하는 사회가 건강한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 즉, 영화의 러닝타임보다 훨씬 더 긴 고민을 관객에게 안겨준다. 찾아보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 대부분 영화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영화 속 반응이 거의 실제반응에 가깝다고 한다. 심지어 주인공인 이멜다 스턴톤조차 자신이 연기한 베라 캐릭터의 끝은 몰랐다고. 마이크 리는 늘 좋은 각본으로 유명하고, 정작 각본은 배우들과 리허설을 통해 만든다. 좋은 이야기가 무엇일지에 대해, 완벽.. 더보기
로마 (Roma , 2018) 극장에서 보면 좋았겠으나 관련해서 쓸 글 때문에 후다닥 넷플릭스로 봤다.넷플릭스 신청해놓고 막상 본 작품이 얼마 없는데, '로마'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알폰소 쿠아론의 전작들 보면서 과연 어떤 작품일까 싶었고, 해봐야 '이투마마'와 비슷한 정서일 거라고 예상했다.그러나 그의 전작들과는 또 다른 정서의 작품이 탄생했다.자전적 영화의 힘이 무엇인지 느껴진다.알폰소 쿠아론의 숙원사업 같은 영화인데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한 개인의 삶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시대가 모조리 느껴지는 이런 경지는 '박하사탕'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다.보자마자 극장에서 다시 봐야겠다고 느낀 작품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