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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사과 (Sa-Kwa, 2005) 여태까지 본 영화 중에서 연애에 대해서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이다. 스토리도 굉장히 평범한 연애 영화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 평범한 이야기가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실제 우리들의 연애는 멜로영화에서 보아온 특별함보다 평범함이 주를 이루지 않던가. 영화는 한 여자의 연애를 보여주는데 그 모습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의 연애를 떠올릴 수 있다. 대사들 대신에 놓여진 여백들을 우리가 했던 연애의 풍경들로 채워나가면서 보게 되는 영화이다. 실제 연인들을 취재해서 쓴 각본 때문일까. 영화 속 상황들과 대사들이 영화가 아니라 실제 같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사랑에 빠지고, 이별하고, 또 다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그 순간순간의 디테일이 굉장히 풍성해서 공감이 더 많이 된다. 직접 부딪치는 순간보다 .. 더보기
하하하 두 남자가 만나게 되고, 그 둘은 둘 다 지난 여름에 통영에 있었음을 알게 되고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통영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대화한다. 난 홍상수를 '해변의 여인'으로 만났다. 그 당시 그의 영화에 대해서 별 감흥이 없었다. 그의 영화가 좋아진 것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때부터였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모두 귀여웠다. 그가 보여준 사람들간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이 두 편 사이의 간격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 사이에 내게 특별히 많은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내가 속물이라고 욕하고 경계하던 사람들을, 이제는 나도 속물이고 저 사람들과 결국 똑같은 놈이니까라고 체념하고 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하하'의 홍상수는 여전하다. 이렇게 현실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홍상수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