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아름답다




너무 아름다운 여자가 있다.
연예인 제의를 받고, 모든 남성들의 시선을 받을만큼 아름답다.
하지만 그녀는 스토커에게 강간당한 뒤부터 자기 자신을 파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주위에는 그녀를 보호해주고자하는 남자경찰이 한 명 있다.

솔직히 마음에 드는 장면은 딱 한 장면 뿐이다.
영화 막바지에 총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그 부분에서 이천희의 캐릭터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는 선택을 하는 그 설정이.

매력적인 소재임에도 잘 못살렸다는 아쉬움이 크다.
전재홍 감독은 김기덕 감독의 연출부 출신이고, 이 각본의 원안도 김기덕 감독의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분위기만 닮았을 뿐, 솔직히 실망스럽다.
김기덕이 극단적으로 연출을 해서 그렇지, 그가 얼마나 사람에 대해서 많이 관찰했는지를 이 영화만 보아도 확연히 비교가 된다.

차수연은 신인 때부터 매력있는 배우라고 생각했기에 그녀의 작품을 많이 보았지만 난 여전히 그녀의 출연작 중에서 용이 감독이 연출한 박효신의 '흩어진 나날들' 뮤직비디오에서의 그녀가 제일 인상적이다.
난 아직도 그녀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좋은 배역을 못만났다고 생각한다.

차수연이 연기한 영화 속 캐릭터가 너무 단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파괴하는 방법으로 거식증,폭식증이 아니라 좀 더 독하게 갔으면 차라리 좋았을 것 같다. 
이천희의 캐릭터도 너무 단조로워서 영화의 한 축임에도 불구하고, 차라리 '바람난 가족' 속 굉장히 짧게 등장한 이천희의 캐릭터가 더 인상적일 정도였다.

난 이 영화가 '아름다움'을 대하는 그 자세에 동의하기가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