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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노팅힐 (Notting Hill, 1999)




좀 별로다 싶은 사랑영화를 보고나면 리처드 커티스가 각본을 쓴 사랑영화를 봐줘야한다.
리처드 커티스는 사랑영화의 교과서이다.

그가 각본을 쓴 '노팅힐'은 그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볼 때마다 그 매력이 더 커지는 영화이다.
연애에 대한 환상을 이렇게 기분 좋게 그려낸 영화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 영화가 봐도봐도 지겹지 않은 이유는 단순명료한 이야기를 개성 강한 인물들로 채웠기 때문이다.
잠시 스쳐가는 인물들 중에서도 지루한 인물들이 없다.
모든 인물들이 씬스틸러인 셈이다.

휴 그랜트의 주변 인물들을 보면 '이터널선샤인'의 가족들이 생각난다.
각자 부족한 부분들이 있음에도 서로를 채워주는 이들.
참 하자 많은 사람들이지만, 결국 내가 어려운 순간에 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이들.
나를 안아줄 품의 크기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가늠할 수 없지 않은가.

내가 영국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편견들은 모조리 다 리처드커티스의 각본에 의해서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좀 더 기분 좋은 편견을 가지고 싶다, 리처드커티스의 각본을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