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정민

베테랑 (Veteran, 2015) CGV압구정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영화는 '지슬'과 '비념'이었다. 오랜만에 CGV압구정을 찾았고, 영화 '베테랑'을 보게 되었다. '부당거래' 전까지의 류승완 감독은 여러 장르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영화들을 만들었다. 항상 액션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그의 영화는 장르적 특성에 충실했다. 그런 그의 영화 중에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주먹이 운다'가 인상적이었고,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액션이 아니라 드라마 때문이었다. 그가 액션의 합을 어떻게 짜느냐보다는, 어떤 온기를 가진 드라마를 보여주냐가 내게는 훨씬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부당거래'는 류승완 감독의 전기와 후기를 나누는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을 쓴 박훈정 작가의 각본으로 만들어진 '부당거래'는 사.. 더보기
신세계 (New World , 2012) 괜찮은 모티브를 가져와도 그 모티브를 제대로 살리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신세계'는 셀 수 없이 많은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세계'는 신세계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장르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브라이언드팔마가 떠오르기까지 했다. 배우와 스텝들의 힘이 워낙 큰 영화이기 때문에, 배우와 스텝의 변화 폭을 최소화해서 후속편이 나오면 좋겠다. 줄거리를 보면 무간도 시리즈와 거의 흡사한데, 무산도 시리즈 중에서도 프리퀄에 해당하는 2편을 가장 좋아하기에, 신세계의 다음편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더보기
밍크코트 (Jesus Hospital, 2011) 부모님을 안락사 시킬 것인가. 이 문제를 가지고 형제들은 대립한다. 넌 부모님 부양도 안 하다가 갑자기 왜 난리냐, 네가 요즘 이단에 빠진 것 같다. '밍크코트'는 부모님 안락사라는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씨인사이드'처럼 안락사에 대한 관점을 던지는 영화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집단에 대해서 말하는 영화이다. 태어날 때부터 속해진 집단,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집단. 가족은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서 때로는 폭력적인 집단이기도 하다. 든든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짊어지고 가야하는 집이기도 한 순간이 있다. 특히나 유교주의 사회에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를 견디고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유죄되는 집단, 가족. 감독이 연기연출을 굉장히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더불어 핸드헬드 촬영이 준 인물들의 불안감.. 더보기
부당거래 류승완이라는 이름 앞에는 항상 '액션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난 그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부터 지금의 '부당거래'까지 그가 보여주는 이야기가 좋았다. 그는 좋은 액션감독이기도 하지만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낼 줄 아는 감독이다. 그에게서 감동했던 대부분의 순간은 액션이 아니라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당거래'의 각본가는 류승완 감독이 아닌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을 쓴 박훈정 작가이다. '악마를 보았다'의 시나리오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굉장하다.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본 배우들이 이런 일이 정말 있을까라고 말했지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마침 이 시기에 뉴스에 이 영화보다 더한 일이 터져버렸다. 류승완 감독은 자신이 쓴 각본이 아닌 다른 이의 각본으로 작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