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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맥도맨드

파고 (Fargo , 1996) 예전에 별 감흥 없이 본 영화였는데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봤을 때 좋은 작품들이 있다. 고등학생일 때는 허진호 감독의 멜로가 전혀 공감이 안 되어서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를 거의 10번 가까이 봤다. 물론 공감에는 실패했다. 영화 속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했던 건 영화를 보는 눈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경험이라는 걸, 훗날 몇 번의 연애 뒤에 허진호 감독의 멜로영화를 보면서 깨달았다. '파고'도 거의 10년 만에 다시 봤다. 걸작이라는 평가와 달리 내게는 그저 그런 스릴러였다. 다시 본 '파고'는 명백한 걸작으로 보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 한 심리검사에서 나의 공감점수가 낮게 나와서, 괜한 죄책감을 가지고 봐서 그런지 영화가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데어 윌 비 블러드'도 다시 봤을 때.. 더보기
블러드 심플 (Blood Simple , 1984) 영화를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어두는 삶이 계속 된다. 마감 때가 되어서야 영화를 볼 생각을 한다. 그래도 몇 주 만에 영화를 보니 기쁘다. 게다가 좋아라하는 코엔형제의 영화라서 더욱. 코엔 형제의 경력을 말할 때 늘 샘 레이미가 언급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좀비가 등장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이 영화가 좀비처럼 우리를 따라다니는 의심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이블데드' 시리즈는 아직 보지도 못했지만. 코엔 형제의 후기작에 비해 촌스럽다는 느낌이 없는데, 1984년작이다. 스릴러에다가 인물들이 얽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몰라도 대니 보일 감독의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가 떠올랐다. 둘 다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데뷔작이면 욕심을 내고 싶을 텐데 코엔 .. 더보기
개들의 섬 (Isle of Dogs , 2018) 일본에 대한 시선은 오리엔탈리즘에 해당되는, 철저하게 대상화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이 부분에 있어서는 비난 받을 여지가 있다고 본다.웨스 앤더슨이 그동안 늘 세계를 낯설게 만들어 온 감독이기 때문에, 아예 웨스 앤더슨이 창조한 가상의 세계라고 생각하고 봤다.꼼꼼한 디테일, 색감, 애니메이션 연출방식 등 러닝타임 내내 연출에 있어서는 감탄할 부분이 많다.다만 연출에 비해 서사는 그리 매혹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괜찮은 작품이라고 느낀 이유는 소재가 '개'이기 때문이다.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개를 섬에 갇힌 인간의 은유로 볼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키우던 개들이 떠올랐다.덕분에 개가 우는 장면에서는 울 수 밖에 없었다. 웨스 앤더슨의 작품 중 하나 정도로 기억되겠지만, 두고두고 기억할만한 디테일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