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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나쁜 교육 (La Mala Educacion, Bad Education, 2004)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작품은 남성이 주로 등장하냐와 여성이 주로 등장하냐에 따라 작품의 톤이 다르다. '나쁜 교육'은 그의 위트는 여전하지만, 차가운 누아르다. 그의 영화에서 색감도 중요하지만, 그가 아무리 따뜻한 작품을 만들어도 늘 서스펜스가 흐른다. 늘 히치콕을 입에 달고 사는 브라이언 드 팔마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작품을 볼 때 좀 더 노골적으로 히치콕이 느껴지는 건 내가 아직 히치콕의 작품을 다 본 게 아니어서일까.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필모그래피에는 버릴 작품이 없구나 라고 다시 느꼈고, 펠레 마르티네즈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후반부에 극을 흔드는 루이스 호마르의 연기도 정말 좋았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어떤 디렉팅을 하는 걸까. 욕망이 서로를 물어뜯어서, 이 영화에서 딱히 선과 악을 구분하기.. 더보기
내가 사는 피부 (La Piel Que Habito, The Skin I Live In, 2011)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남자를 성전환시켜두고 가둬둔다는 설정을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어떻게 이끌어갈지가 궁금했기에 원작소설인 티에리 종케의 '독거미'보다도 먼저 영화를 보고 말았다. 일단 감상부터 말하자면 페드로 알모도바르에 대한 기대가 큰만큼 많이 아쉬웠다. 사실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연기마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엘레나 아나야의 연기까지 좋았다. 히치콕을 흡수해서 자신의 탐미적 시선과 섞은 알모도바르 특유의 스릴러 느낌의 시퀀스들이 특히나 좋았고, 음악이나 프로덕션 디자인도 여전히 화려하다. 욕망, 붉은색, 여성성 등 알모도바르를 상징하는 키워드들만으로도 그의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 여성을 가장 고귀하고 아름답게 그려내는 사람은 알모도바르 감독이다. 여.. 더보기
내 어머니의 모든 것 (Todo Sobre Mi Madre, All About My Mother, 1999) 알모도바르의 영화 속에서 연극이란 중요한 모티브이다. 이 영화 속에 내내 등장하는 연극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알모도바르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여성성에 대한 욕망을 보여준다. 여성성, 그 중에서도 어머니라는 이름에 대한 욕망에 대해서. 여장 남자인 아그라도는 펑크를 낸 배우들을 대신해서 연극 무대에 서서 원맨쇼를 한다. 자신이 성형한 부위에 대해서 말하면서, 성형에 돈을 들일수록 자신의 꿈에 가까워진다고. 비록 성형이라는 인공적인 방식을 동원하지만 그렇게하서라도 여성성을 취하려는 이들. 알모도바르 감독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여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스크린에 가장 잘 투영하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영화 속에서 어머니라는 존재와 더불어, 여성 그 자체에 대한 존중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