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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어어부 프로젝트 - 0107 빙판과 절벽 찬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여몄다 옛 애인이 전화해서 정종을 마셨다 시샤모를 시켰다 전보다 야위었다 그녀 남편 파산을 해 이혼을 한단다 빙판에 서 있다 빙판에 서서 빙판에 서 있는 서로를 본다 우리가 서 있다 간신히 서서 빙판에 비친다 피식 웃으며 북한산에 올라서 서울을 보았다 내일 일을 생각하니 골치가 아팠다 생두부를 시켰다 막걸릴 마셨다 불현듯이 먹먹해져 긴 숨을 쉬었다 절벽이 보인다 바위에 앉아 바위로 뒤덮인 절벽을 본다 우리가 서 있다 간신히 서서 서로를 비춘다 흰 눈 나린다 이 앨범의 인트로는 밤에 들으면 무섭기까지 하다. 박찬욱 박찬경 형제의 단편인 '파란만장'에 쓰인 멜로디가 나와서 반가웠다. 앨범 타이틀곡으로 선정된(사실 별 의미 없지만) '0815 실시간'의 후렴구는 후크송 뺨치는 중독성을 .. 더보기
박찬경 틀별전 박찬욱, 박찬경의 단편인 '파란만장'을 보면서 민속 신앙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박찬경 감독의 전작들을 살펴보던 중에'신도안'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운 좋게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박찬경 특별전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트하우스 모모도 예술영화 전용관이다보니 주말에 가끔 가는 편인데 사람들이 별로 없는 주말과는 달리, 학기 초 게다가 수업이 끝나고 하교하는 시간인 오후 여섯시에 이화여대 안으로 남자 혼자 들어간다는 것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여러모로 어색했다. 매번 느끼지만 아트하우스 모모와 같이 좋은 영화를 상영해주는 극장이 내가 다니는 대학교 안에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표를 받고 아트하우스 모모에 기증된 책들을 이것저것 보았다. 기증된 책들은 하.. 더보기
파란만장 명동 CGV 시사회. CGV를 정말 오랜만에 가보았다. 팝콘을 먹고, 사람들끼리 웅성거리는 극장의 분위기가 낯설었다. 이미 내가 씨네큐브와 스폰지하우스의 분위기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일까. 덕분에 영화만큼이나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고 웃는 포인트조차도 다른 사람들과 내가 너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내 취향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함께 갔던 친구와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했던 이야기는 과연 박찬욱이라는 타이틀을 뺐을 때도 이 영화가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일단 그런 의문을 떠나서 이 영화는 박찬욱의 영화를 봐온 이들이라면 발견할 수 있는 박찬욱 감독의 취향이 많이 묻어나는 영화이다. 기괴한 분위기에 B급으로서 요소, 블랙코미디까지 그의 영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