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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에클리스턴

쉘로우 그레이브 (Shallow Grave , 1994) 세 사람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새롭게 룸메이트를 구한다. 그런데 그 룸메이트가 다음날 죽는다. 그냥 죽은 게 아니라, 엄청난 액수의 돈가방을 남기고 죽는다. 셋은 고민하다가 결국 시체를 묻고 돈가방을 갖기로 한다. 어떻게 이렇게 데뷔작부터 탁월할 수 있을까. 대니 보일과 비슷한 시기에, 90년대에 함께 데뷔작을 낸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과 비교해봐도, '쉘로우 그레이브'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충분히 뻔한 설정일 수 있음에도 대니 보일은 영리하게 극을 풀어낸다. 물론 각본을 쓴 존 호지의 공도 크다. 제목의 뜻은 '얕은 무덤'이다. 실제로 시체도 얕게 묻었고, 이들의 관계도 얕은 무덤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굳이 돈가방의 등장이라는 대형 사건이 아니어도 이미 많은 균열 속에 .. 더보기
디 아더스 (The Others , 2001) 아주 오래 전 이 영화의 내용을 스포일러 당했다. 영화 전체의 내용을 구두로 들은 상태라 본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감상. 스포일러를 당하지 않고 봤으면 훨씬 더 흥미롭긴 했을 것 같다. 다만 이야기 자체가 도식적인 면이 꽤 있어서, 신선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니콜 키드먼과 딸로 나온 알라키나 맨의 연기가 무척 좋았다. 위태로운 캐릭터를 맡은 니콜 키드먼을 주로 봐왔다. 얼마 전 봤던 '패딩턴'의 유머러스한 그녀가 어색하게 느껴진 건 당연한 것일지도. 호러영화의 클리셰 중 일부를 뒤집은 설정 자체는 사려 깊고 좋았다. 연출과 음악을 함께 맡은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도 훌륭하고. 그가 연출한 '씨 인사이드'보다는 '디 아더스'가 더 좋았다. 꽤 색이 다른 장르를 그럴 듯하게 연출해내는 게 신기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