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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맥그리거

벨벳 골드마인 (Velvet Goldmine , 1998) 이전에는 대니 보일과 토드 헤인즈를 제대로 구별 못하기도 했는데,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트레인스포팅'과 '벨벳 골드마인'이 포스터와 예고편만 봐서는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90년대 중후반에 이완 맥그리거의 작품이 개봉할 때 극장을 드나드는 사람이었다면 그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을 듯 하다.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가 주연하는 작품은 처음 봤다. 선이 굵은, 정말 잘생긴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완 맥그리거와 함께 있을 때 둘의 합도 좋았다. 토니 콜렛은 이전까지는 앨리슨 제니와 헷갈릴 때가 많았는데, 찾아보니 토니 콜렛이 72년생이고 앨리슨 제니가 59년생이다. 영화 속 배우가 몇 살인지 고려 안 하고 보다보니 이미지만 보고 헷갈려왔다. 두 사람 모두 연기가 좋은 건 물론.. 더보기
물랑 루즈 (Moulin Rouge, 2001) '알라딘'이 한동안 인기였다. 처음으로 4D로 본 영화가 '알라딘'인데, 신드롬이 이해가 안 될 만큼 평범한 작품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보헤미안 랩소디'도 열풍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내 취향과 맞는 작품들은 아니었다. '알라딘'은 별로였지만, '레미제라블'에 이어서 '물랑루즈'에 감동한 걸 보면 뮤지컬영화를 싫어하는 건 아닌 듯 하다. '물랑루즈'는 후반부부터는 눈에 휴지를 꽂아두고 봤다. 니콜 키드먼이 극을 지배했다. 슬픔을 감추고 태연하게 삶을 전진시키는 이를 보는 일은 슬프다. '물랑루즈'를 조잡하다고 욕하는 이들도 있지만 기교만 있고 알맹이가 없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슬픔을 감추기 위해 과장되게 기쁜 척 하는 샤딘의 감정이 영화 전체의 방법론과 겹쳐지면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분명 뻔한 설정.. 더보기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 1996) 대니 보일의 작품 중 가장 알려진 작품이지만, 내 취향에서는 다른 작품들이 좀 더 끌리기는 한다. 하루동안 그의 작품을 네 편 연달아서 봐서 판단력이 흐른 상태이긴 하다. 며칠 영화에 대한 감상이 식고 나면 나름의 기준이 명확해질 거다. 좌약형 마약을 찾아 변기통 속으로 헤엄치거나, 마약을 끊으려고 집에 갇혀서 각종 환각에 시달리는 장면은 명성 만큼이나 좋았다. 그러나 가장 좋았던 건 후반부에 돈가방이 등장한 이후부터다. '쉘로우 글레이브'의 감성이 떠올라서 더 좋기도 했고. 이완 맥그리거를 비롯해서 패거리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가 하나 같이 좋았다. 후속편에 대해서는 혹평이 더 많지만, 20년 뒤에 찾아온 속편은 팬서비스로서 최고가 아닐까 싶다. 며칠 차이를 두고 본다면 그 세월이 무색하게 느껴지려나... 더보기
쉘로우 그레이브 (Shallow Grave , 1994) 세 사람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새롭게 룸메이트를 구한다. 그런데 그 룸메이트가 다음날 죽는다. 그냥 죽은 게 아니라, 엄청난 액수의 돈가방을 남기고 죽는다. 셋은 고민하다가 결국 시체를 묻고 돈가방을 갖기로 한다. 어떻게 이렇게 데뷔작부터 탁월할 수 있을까. 대니 보일과 비슷한 시기에, 90년대에 함께 데뷔작을 낸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과 비교해봐도, '쉘로우 그레이브'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충분히 뻔한 설정일 수 있음에도 대니 보일은 영리하게 극을 풀어낸다. 물론 각본을 쓴 존 호지의 공도 크다. 제목의 뜻은 '얕은 무덤'이다. 실제로 시체도 얕게 묻었고, 이들의 관계도 얕은 무덤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굳이 돈가방의 등장이라는 대형 사건이 아니어도 이미 많은 균열 속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