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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성난 변호사 (The Advocate : A missing body, 2015) 법정드라마 부분보다 발로 뛰는 변호사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보니 자연스럽게 셜록 시리즈가 떠올랐다. 한 편의 영화를 봤다는 느낌보다, 셜록 시리즈와 같은 탐정물 드라마의 한 편을 본 기분이다. 꽤 잘 짜여진 드라마 에피소드 하나를 본 기분이다. 물론 반전처럼 보여지는 극 후반부는 어느 정도 예상가능하고 다소 갑작스럽게 수습되다보니 작위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이선균 때문이다. 포스터에는 임원희, 김고은이 등장하나 이들은 매력적인 역할임에도 철저하게 조력자 정도이고, 이 영화는 완전한 이선균 원톱 영화이다. 이선균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무척이나 재밌게 볼 수 있을 영화이다. 러닝타임 중에 이렇게 수트를 많이 입고 나오는 이선균을 볼 기회도 흔치 않다. .. 더보기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 2012) 홍상수 영화에 대해서 말할 때 제일 조심스럽고 힘들다. 그저 '좋았다'라는 말만 뱉을 뿐. 진짜 진실은 없고, 서로 진실이고 싶은 것을 믿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실은 없고, 서로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하는데 소통이 되고 있는게 참 신기하다. 해원은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결국 모두 다 알게 된다고 말하지만, 난 아직도 이 영화의 비밀을 잘 모르겠다.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비밀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이 영화가 정은채라는 배우를 위한 영화라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해서 말 할 수 없다. 해원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녀의 며칠을 지켜보고, 그녀의 꿈까지 봐버렸지만 쉽게 말 한 마디 할 수 없다. 아마 홍상수가 만들어낸 수많은 인물들에게 난 그 어떤 .. 더보기
내 아내의 모든 것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게 되었다. 누구 봐도 재미있을 영화이다. 시사회장은 웃음 소리로 가득했다. 입소문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나오겠다 싶을 만큼 기분 좋아지게 하는 영화이다. 무엇보다도 캐릭터의 힘이 크다. 질리게 하는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의뢰하는 남편이라는 설정을 납득시키는 것도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속사포로 잔소리를 하는 유부녀 임수정, 아내와 헤어지고 싶은 찌질남 이선균, 옴므파탈 류승룡. 평소 배우들에게서 쉽게 연상되지 않는 이미지들을 굉장히 잘 뽑아낸 덕분에 전혀 어색함이 없다. 이선균과 임수정의 캐릭터도 좋지만, 류승룡 캐릭터는 정말 시한폭탄 수준이다. 대사 하나, 몸짓 하나까지도 웃기지 않은 장면이 없다. 찌질한 정서를 잃지 않은 보급형 옴므파탈이.. 더보기
화차 (火車, 2012) 결혼을 한 달 앞두고 약혼녀가 사라진다. 약혼녀를 찾는 남자는 약혼녀의 숨겨진 사연들을 하나씩 알게 된다.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영화이다. 지극히 수동적으로 영화가 시키는 대로 보기만 해도 꼼짝없이 몰입하게 될 만큼 영화의 리듬이 좋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영화 마지막에 김민희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슬로우모션으로 전개되는 부분이다. 영화 전체의 리듬을 생각했을 때 너무 과하다 싶은 부분이었다. 오히려 멍 든 채 택시에서 내리며 돈 한 푼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훨씬 더 많은 감정을 함축해서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바람난 가족'에서 성지루가 문소리의 아들을 단숨에 건물 아래로 던져버리는 장면처럼 정말 차갑고 냉정하게 영화를 끝내버렸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내가 여태껏 영화를 통해서 본 가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