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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Right Now, Wrong Then , 2015) 정재영이 홍상수 영화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걸 확인한 영화다.술 취해서 대화로 핑퐁하는 부분의 리듬이 너무 좋았다.다만 같은 상황에 대한 다른 반응을 앞뒤에 배치했는데, 뒷부분의 초반은 설정상 필요했지만 루즈하게 느껴졌다.김민희의 연기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보다 이 작품이 더 낫다고 보고, 적은 분량임에도 고아성의 존재감이 컸다. 늘 그의 영화보고 궁금한건데, 진짜 술자리에서 이렇게 대화하는 사람이 있을까. 더보기
계춘할망 (Canola , 2016) 착한 영화의 완성도가 낮으면 마음이 아프다. 영화의 미덕은 착한 것이 아니라 잘 만든 것이다. 착한 것이 영화의 덕목 중 하나라면 사람들이 열광하는 영화장르 대부분은 사라져야할 것이다. 착하다는 감정조차도 영화가 되려면, 그 감정을 면밀하게 짜임새 있게 그려내야 한다. '계춘할망'은 작위적이고, 신파적이고, 이미 수없이 봐온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러닝타임을 견디게 하는 것인 윤여정이라는 배우의 힘이다. 내게 윤여정은 강한 여자의 이미지인데, 그녀가 아예 신파극에 나오는 할머니로 나와버리니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없었다. 윤여정이 작정한다면 울지 않고 버틸 도리가 없다. 김고은의 연기가 어색하다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김고은이라는 신인배우가 자신의 색깔을 찾기 위해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 더보기
자유의 언덕 (HILL OF FREEDOM, 2014) 홍상수는 항상 시간에 대해 말해왔다. 홍상수는 시간의 속성에 대해 가장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감독이다. 그의 즉흥적인 작업스타일이 유효할 수 있는 것도 그가 항상 시간에 대해 말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작업 전에 카세료에게 일본에서 책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마침 가져온 책의 제목이 '시간'이었다고 한다. 완벽하게 세팅한 감독들에게도 풀기 힘든 이야기들이, 홍상수의 시선 안에서는 우연을 통해서 쉽게 풀어지는 이유는 그가 말하려는 메세지 때문일 것이다. 그는 항상 시간에 대해 말하고, 필연 같은 우연에 대해 그려낸다. 남들이 하나의 인위적인 세계를 구축할 때, 그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삶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가 시작하고 편지를 읽는 이가 편지를 떨어뜨리고, 순서가 뒤바뀐 편지를 읽게 된다. .. 더보기
돈의맛 (The Taste Of Money, 2012) 임상수 감독의 영화 중에서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영화인데,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일까. 좋은 부분도 많았지만, 조금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일단 너무 설명적이다. 서서히 극단에 치닫게 되고, 오히려 극단에 닿는 순간 공감을 일으키는, 보편의 정서가 생기는 묘한 경험이 임상수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시작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고 계속해서 설명해주고 끝에서는 어설프게 착해진다.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고 다 보여주는 임상수는 뭔가 어색하다. 내가 기대한 그의 방식이 아니기에 이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보면서 궁금했던 두 가지. 하나는 달시파켓 맡은 역할의 한국어와 영어 혼용. 영화평론가 달시파켓을 정말 좋아하기에, 그가 연기를 한다는 것도 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