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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가르파라디

누구나 아는 비밀 (Todos lo saben , Everybody Knows , 2018) 아쉬가르 파라디가 스페인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으면 어떻게 될까. 여전히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인물들이 갈등하고, 충돌을 통해 진실이 드러난다. 함부로 답을 내지 않고 계속 질문을 던지는 태도도 여전하다. 칸 영화제나 현재 시사회를 통해 본 이들 중 실망했다는 이들이 많지만, 내게는 충분히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단순한 치정극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내내 계급에 대한 이야기로 보였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인물들은 계급논리에 따라 판단한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와 마찬가지로 배경이 이란에서 스페인으로 바뀌었을 뿐, 계급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물들의 시선은 여전하다. 다만 배경이 스페인으로 옮겨지면서 종교와 관련된 부분은 좀 피상적으로 쓰였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에서 코란에 모든 걸 거는 .. 더보기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Jodaeiye Nader Az Simin, Nader And Simin, A Separation, 2011) 몇 년 전만 해도 극장에서 아트필름 보는 게 당연했다. 오히려 멀티플렉스에서 히어로영화를 보는 게 어색했다. 그러나 씨네큐브와 아트하우스 모모는 안 간지 오래 됐고, 매달 cgv에 가서 히어로영화를 본다. 삶이 퍽퍽할수록 정적인 영화보다는, 아무리 피곤해도 졸지 않고 볼 수 있는 영화가 더 땡기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아트필름에 대한 지구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느낀다. 집에서 영화를 보더라도 정적인 영화는 숙면을 취하고 가장 좋은 컨디션에 본다. 그러지 않으면 지치니까. 안 좋은 영화를 좋은 컨디션으로 볼 때가 제일 속상하다. 아쉬가르 파라디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는 개봉과 동시에 챙겨봤다. 그러나 피곤한 상태에서 보긴 벅찬 영화였고 반쯤 졸면서 봤다. 다시 보게 된다면 아마 다른 영화로 보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