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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러팔로

조디악 Zodiac , 2007 다들 명작이라고 하지만 챙겨보지 못했던 영화들을 보고 있다.'조디악'은 다른 것보다도 실화라는 게 놀라운 작품이다.데이빗 핀처가 스타일리스트에서 리얼리스트로 바뀐 분기점이라는 것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데, 내게는 그런 의미로 다가오진 않았다. 러닝타임이 두 시간 반 정도 되는데 그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봤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작품이다.요즘엔 두 시간만 되어도 길게 느껴지고, 한 시간 반이 딱 좋다.영화를 버티는 지구력이 썩 좋지 않음을 느끼는데, 이런 리듬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다. 실화인 조디악 킬러의 이야기보다도 조디악으로 인해 인물들이 어떻게 망가지느냐가 핵심인 작품이다.어떤 사건은 삶을 망치기도 한다.그럼에도 쫓을 수 밖에 없는 사건이 있다.무시무시한 일을 외면하는 세상에서 그걸 쫓는 이들이.. 더보기
부기나이트 (Boogie Nights , 1997) 개인의 흥망성쇠를 어디에 비유하면 좋을까.폴 토마스 앤디슨의 답은 포르노산업이었다.시대와 개인이 맞물려서, 게다가 내내 흥미롭게 그려낼 수 있다는 게 놀랍다.폴 토마스 앤더슨은 자신이 존경하는 조나단 드미의 너무 많은 부분을 흉내낸 작품이라지만, 폴 토마스 앤더슨이 그 누구의 사조에도 해당하지 않는 거장임을 알리는 시작점이 되는 작품이 됐다. 더보기
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 2017) 어벤져스 새로운 시리즈 개봉에 앞서서 그동안 못 본 토르 시리즈 세 편을 몰아서 봤다.무난했으나 안 좋은 쪽의 무난함이었다.세 편의 감독이 모두 달라서 그런지 개성이 각각 달랐는데, 좋게 말해 개성이지 비슷한 평작인데 단점이 비슷하게 있다는 느낌이다. 일단 1편은 서사 자체에 빈틈이 너무 많고 작위적이며, 2편은 1편의 단점을 수습하느라 고군분투한 느낌이고, 3편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케빈 파이기는 토르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토르 자체의 개성보단 기존의 마블영화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나 싶다. 3편이 가장 나았던 이유는 그나마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다.토르에게 망치 대신 번개라는 키워드를 주고, 헐크는 치트키나 다름 없다.케이트 블란쳇은 반가웠으나 한편에서 짧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