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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맨빌

팬텀 스레드 (Phantom Thread , 2017) 폴 토마스 앤더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가 있다.그의 작품 중에 두 작품만 본 상태였고, '데어 윌 비 블러드'와 '펀치 트렁크 러브'는 둘 다 썩 내 취향은 아니었다.그래서 '팬텀 스레드'도 별 기대하지 않고 봤다. 굉장히 단순한 서사다.그럼에도 심연까지 들어가는 힘이 있다.큰 사건 없이 두 인물의 짧은 대화와 작은 행동만 보고도 관객으로 하여금 마음을 살피게 하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조니 그린우드의 ost는 미쳤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말까지는 귀에 꽂고 살게 될 듯 하다.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레슬리 맨빌도 무시무시한데, 이 영화를 삼킨 건 빅키 크리앱스다.이 영화의 보이지 않는 실을 전두지휘하는 건 그녀니까.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은퇴작이라는 건 아쉽지만, 빅키 크리앱스를 발견했다.폴 토마스 .. 더보기
세상의 모든 계절 (Another Year, 2010) 씨네코드선재는 내게 여러모로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준 극장이다. 내게 씨네큐브나 스폰지하우스가 있는 광화문이 혼자서 매주 습관처럼 가는 곳이라면, 씨네코드선재는 항상 내가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했던 곳이다. '낮술'을 볼 때도 그랬고, '대부'를 볼 때도 그랬다. 덕분에 혼자 걷는 삼청동 길이 제법 어색했다. 이화여대 안에 아트하우스 모모가 있어서 부러워하듯이, 덕성여고와 풍문여고 학생들도 참 부러웠다. 씨네코드선재처럼 좋은 극장도 있고, 예쁜 삼청동 거리를 걸어서 등교하고, 정독도서관이 옆에 있고, 많은 미술관들이 학교 주변에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보니 모두 여고, 여대이다. 씨네코드선재에서 상영해주는 예술,독립 영화들을 보며 자란 아이들은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조금은 다른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