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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니모레티

아들의 방 (La Stanza Del Figlio , The Son's Room , 2001) 기대보다 평이했다. 이미 너무 많이 봐온 서사다. 칸영화제가 왜 이 영화를 선택했을지 아이러니할 정도다. 로마가 배경인데 난니 모레티는 로마를 관광지가 아닌 생활지역으로 그려낸다. 이방인으로서 그런 풍경을 보는 건 흥미로웠다. 내게 로마는 편의점만큼 관광지가 많은 곳이었으니까. 난니 모레티가 연출, 각본, 주연까지 다 했지만 그리 돋보인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최근에 연달아 본 이탈리아 영화들은 하나 같이 음악이 돋보인다. 특히 클래식을 잘 쓴다. 아내로 나온 로라 모란테와 딸로 나오는 자스민 트린카의 연기가 좋았다. 두 사람은 이후로도 필모그래피가 빛나는 배우다. 아들을 잃고나서 문득문득 슬픔이 올라오는 정서는 이미 많이 봐온 터라 별 감흥 없었는데, 영화 막바지에 등장하는 새로운 소녀의 등장이 오히려.. 더보기
빠드레 빠드로네 (Padre Padrone , Father And Master , 1977) 이탈리아의 정서가 한국과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자식들이 많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거다. 영화 시작과 끝에 직접 등장하기도 하는 가비노 레다의 실화이기도 하다. 육체노동만 시키는 아버지 밑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소통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언어학자가 되는 결말은 놀랍다. 영화적 판타지라고 해도 당위성에서 말이 많을 것 같은데 실제 삶이 그럴 줄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탈출한 고향에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결말은 여러모로 아이러니하다. 가비노 레다는 나레이션을 통해, 자신이 이곳에서 자신의 위치를 통해 무엇인가를 누리는 것도 결국 자신의 아버지와 별 다를 것 없다고 말한다. 그런 현실이 결국 아버지의 승리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언어가 새로운 세상을 눈 뜨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