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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

하나비 (Hana-bi, Fireworks, 1997) 형사 일을 하며 동료는 다리를 못 쓰게 되고, 백혈병인 아내와는 항상 떨어져있고, 자신의 후배 한 명은 죽게 된다. 형사 일을 그만두고도 주변 사람들을 챙기지만 한계를 느끼는 그. 사채를 끌어다 써서 이자 독촉에도 시달리는 그는 결국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보는 내내 울컥하게 하는 영화이다. 기타노 다케시는 절제가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아는 감독이다. 부부가 투 샷으로 잡힐 때마다 감당하기 힘들만큼 슬프다. 폭력적인 시퀀스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무엇보다도 드라마가 강한 영화이다. 서사도 단순한 편이지만, 기타노 다케시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개성있게 끌고 나간다. 배경으로 쓰인 공간들이 좋아서, 바다와 눈을 보여준 뒤에 다케시의 무표정이 비춰질 때는 정말 짠하다. 하나비의, '하나'.. 더보기
그 남자 흉폭하다 (Warning, This Man Is Wild, その男,凶暴につき, 1989) 내게 기타노 다케시는 항상 흉폭한 남자였다. 그가 코미디언인 것도 모른 채 그의 영화를 먼저 접했기 때문이다. 그가 코미디언일 것이라고는, 적어도 그의 영화를 보는 동안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폭력의 미학을 담은 작품과 따뜻한 작품을 번갈아가면서 발표하지만, 난 그의 따뜻한 작품 속에서도 밝은 면에 비례하게 길게 그려지는 어두운 그늘이 더 눈에 들어왔다.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에 캐스팅 되었을 당시에, 연출자인 오시마 나기사에게 주연으로 출연하는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와 함께 찾아가서 자신들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촬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감각의 제국'으로 국제적인 스타감독이었지만, 깐깐하고 괴팍하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촬영 당시 그들에게 감독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