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스반산트

엘리펀트 (Elephant , 2003) '엘리펀트'가 걸작인가에 대해 토론을 한 평론가들이 떠오른다. '아이다호'와 마찬가지로 몇 년만에 다시 봤다. 강렬한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특히 후반부의 몇몇 장면들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휘발하지 않는다. 구스 반 산트가 선택한 표현방식은 놀랍지만, '엘리펀트'가 걸작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이런 선택을 한 게 놀랍다. 세상에 콜럼바인 총기 사고로 이런 영화를 만들 사람은 구스 반 산트 뿐일 거다. 코엔 형제의 '시리어스 맨' 마지막 장면에서 휘날리는 깃발을 보면서 '엘리펀트'가 계속 떠올랐다. 딱히 연관성도 없지만 늘 두 영화가 함께 떠오르는 이유는 '시리어스 맨'을 다시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더보기
아이다호 (My Own Private Idaho , 1991) 거의 10년만에 다시 본 작품이다. 잘못 기억하고 있는 장면들이 많아서, 새로 본 영화나 다름 없다. 희곡 헨리 5세가 원작이라는 걸 과거에는 모르고 봤는데,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구스 반 산트 작품치고는 서사가 꽤 뚜렷한 편이라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제일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이 호아킨 피닉스인데, 리버 피닉스와 호아킨 피닉스는 참 다르게 생겼다. 아이다호 지역에 대해서 아는 게 단 하나도 없지만, 훗날 가게 된다면 그건 전적으로 영화 '아이다호' 때문일 거다. 더보기
레스트리스 (Restless , 2011) 한 소년이 있다. 소년은 누군지도 모르는 이의 장례식을 돌아다닌다. 어느날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 소녀가 소년에게 아는 척을 한다.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소녀의 삶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면 혼자서 개인적인 베스트영화를 선정한다. 가끔 내 베스트영화 목록을 싹 다 갈아엎을 만큼 울림이 큰 영화를 만날 때가 있다. '레스트리스'가 내겐 그렇다. 난 평론가가 아니기에 내게 베스트란 논리는 조금 헐겁더라도 감정을 흔드는 영화이다. 그런 면에서 구스반산트의 작품 중 '엘리펀트'보다 '레스트리스'가 더 좋다. 사랑에 대해 다룬 영화에 시큰둥한 편인데, '레스트리스'를 보면서는 참 많이 운 것 같다. 영화 마지막 소년의 표정, 그리고 엔딩크레딧.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동안 흐르는 일련의 음악, 굳이 보여주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