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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반산트

투 다이 포 (To Die For, 1995)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작품 중에 가장 잘 만든 건 '굿 윌 헌팅'이라고 생각하지만, 기획이 잘 된 작품이지 구스 반 산트의 색이 강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구스 반 산트의 가장 사랑스러운 작품이라면 '레스트리스'겠지만, 그의 스타일에 맞게 가장 잘 짜여진 작품은 '투 다이 포'가 아닐까 싶다. 괴상한 분위기부터 조잡해보이는 편집과 욕망에 대한 고찰까지, 구석구석 살펴봐도 구스 반 산트스럽다. 니콜 키드먼는 호주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에도 토니 스콧, 로버트 벤튼 등 비교적 좋은 감독들과 호흡을 맞춰왔지만 처음부터 연기력으로 인정 받은 건 아니다. 오히려 미디어에서 니콜 키드먼의 미모에 집중하고 연기력에 대한 평가절하가 이뤄질 시기에 반전을 이뤄낸 작품이 '투 다이 포'다. 아이러니하게도 '투 다.. 더보기
굿 윌 헌팅 (Good Will Hunting , 1997)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굿 윌 헌팅'을 보여주셨다. 당시에는 별 감흥 없이 봤다. 시간이 무수히 흐르고 다시 봤다. 위로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구스 반 산트의 작가주의 영화에 해당하는 작품들보다 '굿 윌 헌팅'을 더 좋아한다.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다시 각본을 함께 쓰는 날이 오면 좋겠다. 인생의 첫 각본의 준비기간은 삶 전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다음 각본이 나오기 힘든 게 아닐까 싶다.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런데 자신보다도 남을 생각해서 무엇인가 말하는 건 놀라운 일이다. '굿 윌 헌팅'은 그런 순간을 보여준다.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서로 다시 보기 힘들어도 능력을 발휘하라는 말은 그냥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굿 윌 헌팅'이 개봉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 더보기
파라노이드 파크 (Paranoid Park , 2007) 구스 반 산트의 영화 치고는 친절한 편이다. 늘 뒷모습에 집중하는 구스 반 산트이지만, '파라노이드 파크'에서는 클로즈업이 많이 등장한다. 게이브 네빈스의 표정은 그 자체로 성장통의 서사가 담겨있다. 왕가위 감독과 꾸준히 작업해 온 크리스토퍼 도일의 촬영은 훌륭하지만, 해리스 사비데즈의 촬영이야말로 구스 반 산트 특유의 분위기에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구스 반 산트는 포틀랜드를 배경으로 찍을 때 가장 자신의 색이 잘 드러나는 감독이다. 왜 감독들이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는가, 구스 반 산트의 필모그래피가 답이 되어준다. 더보기
라스트 데이즈 (Last Days , 2005) 구스 반 산트는 아웃사이더에게 집중한다. 치밀한 각본으로 서사를 만들기보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의미로 영화를 전개한다. 각본가에 가까운 감독과 화면연출에 집중하는 감독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구스 반 산트는 후자다. 솔직히 말해서 구스 반 산트의 걸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은 썩 내 취향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평작 평가 받는 '레스트리스'가 내 기준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그의 작품이다. '굿 윌 헌팅'도 좋아하지만, 이 작품은 구스 반 산트의 개성보다는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각본에 좀 더 힘이 실린 작품이다. 커트 코베인에 대해 잘 모르지만, '라스트 데이즈'를 감상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죽음에 대한 이미지로 가득한 영화다. 많은 평론가들이 걸작이라고 평헀지만, 내게는 썩 와닿는 이미지는 아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