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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노에

엔터 더 보이드 (Enter The Void, 2009) 가스파 노에는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멜로드라마를 위해서는 정액, 피, 눈물이 필요하다고. '엔터 더 보이드'도 그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다. 불편하고 악한 것들로 가득하다. '엔터 더 보이드'는 마약딜러가 주인공의 직업이기에 환각과 죽음이 영화 전체를 맴돈다. 게다가 러닝타임이 2시간 40분이다. 다프크 펑크의 멤버인 토마스 방갈테르의 음악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영화에서 중요한 장소인 클럽 '보이드'는 불교의 '공' 사상이나 윤회를 떠올린다. 주인공 남매의 삶을 역순으로 따라가다보면 이들의 여러 선택지가 보이고, 가스파 노에는 언제나 그렇듯 이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선택들만 골라서 한다. 뭐가 최악인지는 각자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스파 노에의 다른 작품에 비해 매력이 .. 더보기
까르네 (Carne , 1991) '아이 스탠드 얼로운'이 시작과 동시에 알려주는 전사를 펼쳐서 보여주는 단편이다. 이 단편을 보고나서 장편이 되길 원하는 마음은 너무 당연할 것 같다. 장르영화로 봐도 극단적이고, 프랑스 사회에 대한 은유로 봐도 흥미롭다. 딸로 등장하는 블라딘 르누아르는 훗날 감독이 되는데, 가스파 노에와의 작업에서 배우로 참여하면서 어떤 걸 느꼈을지가 궁금하다. 영화로 보여지는 것과 현장에서 감독이 보여주는 태도는 완전 다를 수 있으니까. 말을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역시나 보기 편한 작품은 아닌데, 가스파 노에가 주는 불편함은 영화적으로는 흥미로운 체험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이지만 아직까진 그의 남은 작품들도 봐야겠다고 느낄 만큼 흥미롭다. 더보기
러브 (Love , 2015) 실제 정사 장면이 들어가서 논란이 된 작품 중에 제일 완성도 높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감독이 가스파 노에인 게 중요하다. '아이 스탠드 얼로운'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련된 영상미를 보여준다. 특히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3D로 촬영한 작품이다. 만약 3D로 봤으면 많이 달랐을까. 가스파 노에의 풀네임은 가스파 훌리오 머피 노에다. 남자주인공 머피는 머피의 법칙도 연상시키고, 직접적으로 머피의 법칙에 대한 자막이 등장한다. 머피에게 마약을 파는 동시에 일렉트라와 처음 만나게 된 파티의 초대자인 훌리오, 일렉트라의 전 남자친구인 노에, 일렉트라가 짓고 싶던 아들의 이름인 '가스파'는 머피가 자신의 아들에게 붙여준다. 가스파 노에는 가장 시시하거나 혐오할 만한 이야기를 가져다가 화려하게 치장한다. 이러한 .. 더보기
아이 스탠드 얼로운 (Seul Contre Tous , I Stand Alone , 1998) 가스파 노에 작품 중에 그나마 제일 순할 것 같아서 봤다.멘탈파괴영화로 유명한 감독이라 그의 세계에 입문하기도 전에 겁부터 먹었다. 결론적으로 '아이 스탠드 얼로운'은 좋은 작품이다.촬영기법에 있어서도 눈에 띄고, 끊임없이 나오는 나레이션은 검열 없이 나온다.온갖 욕망과 부조리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다.스토리 자체가 특이한 것도 아니고, 장면 자체는 정적인 경우도 많은데 촬영과 나레이션으로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예술가로서 자신을 얼만큼 검열할지는 늘 큰 이슈다.가스파 노에는 시작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거침 없이 한다.그 인물이 던질법한 이야기를 한계를 정하지 않고 뱉는다.이 정도까지 던질 수 있는 감독이 몇이나 될까.그의 다른 작품들을 도전하는 건 여전히 두렵지만, 그의 선택들이 궁금하므로 결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