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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황당한 외계인: 폴 (Paul , 2011)



외계인 덕후인 두 남자가 진짜 외계인을 만난다.

외계인 덕후인 두 남자를 연기한 배우가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이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뜨거운 녀석들'의 그 두 배우 말이다.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직접 각본을 쓴 이 영화는 각종 SF영화들을 비벼놓은 영화이다.
사실 SF라고 하기에도 좀 뭐하고 외계인 덕후들의 로드무비이다.
성장드라마라고 하기에도 좀 뭐하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코미디이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두 작품이 풍자에 능한 것과 달리, 그렉 모톨라가 연출한 이 영화의 풍자는 조금 약하다.
메시지를 기대한다면 차라리 에드가 라이트의 작품들을 보는 게 나을듯.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오직 주연 두 배우 때문이다.
보고나서 느낀 점이라면, 이 두 사람은 에드가 라이트와 함께 할 때가 멋지구나라는 것.
시고니 위버는 카메오로 나와서 큰 웃음 준다.
크리스튼 위그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때만큼이나 걸죽한 대사들을 날려준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티셔츠이다.
여태껏 영화 속에서 본 티셔츠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나온 크리스튼 위그가 입은 티셔츠인데, 예수가 찰스다윈의 머리에 총을 쏘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창조론이 진화론의 머리에 총을 쏜다!
이 티셔츠만으로도 크리스튼 위그가 맡은 캐릭터의 성장배경이 다 드러나니 얼마나 좋은가.
물론 이런 장치적인 것을 떠나서 이 티셔츠가 가진 유머 자체가 좋았다.

이런 티셔츠 구할 때는 없으려나.
다윈이 예수를 쏘는 티셔츠도 분명 있겠지?